[ 권민경 기자 ]
최근 중국 기업들의 해외 인수합병(M&A)이 유럽, 북미 등 선진국의 금융·부동산·정보기술(IT) 기업으로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이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던 과거에는 원자재 관련 기업에 대한 M&A 비중이 높았지만, 이제 '소비 대국'으로 부상함에 따라 선진 기술과 시스템을 얻기 위한 M&A로 눈을 돌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금융투자업계와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중국 기업의 연간 해외 기업 M&A 거래 규모(완
료 기준)는 2010년 이후 500억~600억달러(한화 약 57조8399억~69조4079억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거래 건수(완료 기준)도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는 이달 중순 기준 410건으로 작년의 415건에 근접하고 있다.
올 들어 중국 기업이 추진한 굵직한 M&A를 보면 금융과 부동산, IT 등으로의 비중이 늘었음을 알 수 있다.
중국 2대 보험사인 핑안보험은 지난 1월 도이체방크로부터 영국 런던 금융 중심가에 위치한 타워플레이스 호텔을 3억2700만 파운드(약 5681억원)에 사들였다.
중국 최대 보험사인 안팡보험은 지난 6월 보고인베스트먼트그룹으로부터 동양생명보험을 인수했고, 지난해에는 우리은행 인수전에도 毛諍榕駭?
지난 7월에는 벨기에 델타은행을 인수한 데 이어 최근에는 미국 보험회사인 피델리티앤드개런티라이프(FGL)를 15억7000만달러(약 1조80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안팡보험은 지난해 뉴욕의 랜드마크 중 하나인 월도프-아스토리아 호텔을 19억5000만달러(약 2조2000억원)에 사들이기도 했다.
이밖에 중국 반도체 회사인 칭화유니그룹은 지난 10월 미국 반도체업체 샌디스크를 자회사 웨스턴디지털을 통해 우회 인수했다. 투자회사 중국 푸싱그룹은 지난 2월 프랑스 리조트업체인 클럽메드를 인수했다.
중국 기업의 M&A 대상을 지역별로 보면 북미 기업들에 대한 M&A 비중이 꾸준히 늘어 올해 30%를 넘어섰다. 선진 아시아와 유럽 기업에 대한 비중도 각각 25%와 20% 수준에 달한다.
반면 아프리카에 대한 비중은 크게 줄어 5% 아래로 내려갔고, 중남미 기업들에 대한 비중도 10% 이하로 떨어졌다.
선진 기술을 가진 선진국 기업들에 대한 M&A는 늘고, 자원과 관련된 아프리카, 중남미 국가로의 M&A 비중은 축소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M&A 대상 기업 중 과거 비중이 높았던 석유·가스, 광업, 화학제품, 석탄 등에 대한 비중 역시 줄고 있다.
박옥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은 과거 세계의 공장 역할에서 벗어나 이제 소프트 파워에 주목하고 있다"며 "선진 기술과 시스템을 배우기 위한 선진국을 대상으로 하는 투자는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중국 기업들의 M&A 동향을 봤을 때 향후 관심을 가질 산업은 반도체, 의료장비, 자동차 등"이라며 "특히 자국 기업들의 수출 점유율이 크게 낮은 업종들에 대해 선진 기술을 획득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M&A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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