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회견
[ 이지현 기자 ] 뇌졸중, 협심증, 폐렴. 22일 0시22분 서거한 김영삼 전 대통령을 수년간 괴롭혀온 질환이다. 오병희 서울대병원장은 이날 새벽 2시에 한 브리핑에서 “심장혈관이 좁아지는 등의 지병에 패혈증과 같은 급성질환이 겹치면서 심장 기능이 나빠져 서거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심장내과 전문의인 오 원장은 3~4년 전부터 서울대병원 입·퇴원을 반복하며 치료받아온 김 전 대통령을 진료했다. 이날도 중환자실을 떠나지 않고 임종 순간을 지켰다. 오 원장은 “워낙 고령이고 중증 질환을 반복적으로 앓아왔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올 가능성이 있었다”며 “심장 혈관이 좁아지고 막힌 부분이 있어 과거 수차례 시술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2013년 4월 가장 큰 뇌졸중이 있었고 이후 18개월 정도 입원했다”고 김 전 대통령의 병력을 설명했다.
병원에서 밝힌 김 전 대통령의 사인(死因)은 패혈증과 급성심부전이다. 평소 앓던 만성질환으로 혈관과 폐 기능이 떨어져 있었다. 막힌 혈관을 찾아 뚫기 위해 여러 시술을 했고 혈관이 약해진 상태에서 몸속에서 증식한 균이 혈액 속으로 급격히 퍼지는 패혈증이 왔다. 이 때문에 심장 기능에 문제가 생겨 몸속으로 피를 잘 돌리지 못하면서 급성심부전으로 서거에 이른 것이 ? 패혈증은 지난 19일 낮 12시 김 전 대통령이 병원을 찾았을 때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김 전 대통령은 고열과 호흡곤란 증상으로 서울대병원을 찾았다. 전형적인 패혈증 쇼크 증상이다.
입원 치료를 받던 김 전 대통령은 21일 오후 의식이 없어지는 등 증상이 심해져 중환자실로 옮겨졌고 병원 측은 환자 보호자에게 “상태가 위중하니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고 전했다. 22일 새벽 김 전 대통령은 침상 곁에 아들인 김현철 씨 등 가족과 오 원장, 중환자실 의사들이 모인 가운데 눈을 감았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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