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게임산업은 매우 빠르고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다. 한때 중국게임 생태계의 상당수를 차지했던 해외게임들은 어느새 자국에서 직접 만든 게임들로 교체됐다. 현재 중국 마켓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게임들은 대부분 중국산이다.
한국에서도 중국게임의 위상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뮤오리진', '도탑전기', '백발백중' 등 한국에서 성공한 중국게임들이 제법 많다. 특히 '도탑전기'류의 영웅수집 RPG는 한국에서도 아류작을 다수 만들어낼 정도로 인기다. 과거 바이어(buyer)로서 한국을 찾던 중국게임사들은 이제 셀러(seller)가 되어 한국땅을 다시 밟는다. 한국과 비교해도 절대 뒤처지지 않는 기술력과 기획력으로 무장하고서 말이다. 엘렉스(ELEX)도 그 중 하나다.</p>
2008년 설립된 엘렉스는 시뮬레이션게임 '클래시오브킹즈'로 전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중국 게임개발사다. 2014년 7월 글로벌런칭한 '클래시오브킹즈'는 전세계 50여 개 국가에서 매출 순위 5위권에 진입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2014년 기준 MAU(월간이용자수) 300만 명을 돌파했으며, 매출 5억5000위안(한화 약 992억원)을 달성했다. 글로벌 시장에 첫 발을 막 뗀 성적표로서는 상당히 고무적인 성과다.
지난 13일 엘렉스의 게임개발총괄 쉬 청(Cheng Xu) 디렉터가 부산을 찾았다. 지스타2015에서 신작게임 '매직 러쉬: 히어로즈(이하 매직러쉬)'를 소개하기 위해서다. 비즈니스 목적으로 한국을 찾은 것은 처음이다. 한국 매체를 만난 것도 한경닷컴 게임톡이 처음이란다. 그는 스마트폰을 꺼내 '매직러쉬'의 콘텐츠를 하나하나 시연해 보이며, 진지한 얼굴로 게임에 대한 한국 기자로서의 느낌을 물었다. "잘 만들었다"고 칭찬하니 그제서야 웃는다.
지스타에 대한 소감을 물었더니 "차이나조이보다 정돈된 느낌이라 좋다"고 말했다. 관람객들이 질서를 잘 지키고 상대적으로 시끄럽지 않다고 했다. 인상 깊었던 게임으로는 '스페셜포스 모바일'과 '로스트킹덤'을 꼽았다. '도미네이션즈'와 '블레이드&소울'도 해본 적이 있다고 했다. 특히 '도미네이션즈'를 할 때는 결제도 했었다며 웃었다. 중국게임뿐만 아니라 한국게임을 이해도에서 제법 내공이 있다고 느껴졌다.
이런 그가 자신있게 내세우는 게임이 '매직러쉬 히어로즈'다. 지난 9월 11일 구글 플레이스토어를 통해 글로벌 런칭한 이 게임은 1000만 다운로드를 넘기며 인기게임 반열에 올랐다. 한국에서도 출시 당시 인기게임 10위권에 안착했으며, 11월 현재 매출 순위 50위권을 지키며 호조를 띠고 있다. 엘렉스는 이 기세를 몰아 내년 1분기께 '매직러쉬 히어로즈'를 한국 로컬마켓에 확대 출시할 계획이다.</p>
쉬 청 디렉터의 손을 통해 살펴본 '매직러쉬 히어로즈'는 독특한 게임이었다. RPG, 시뮬레이션, 타워디펜스 등 다양한 장르를 쉴새 없이 넘나든다. 한 마디로 정의하기 힘든 게임, 그것이 '매직러쉬 히어로즈'의 정체성이다.
캐릭터와 맵은 AOS게임 '리그오브레전드'에서 모티브를 가져왔다. 처음 접하는 게임이지만 눈에 익숙한 것들이 보인다. 이 때문에 이 게임은 한국에서 '모바일 LOL'이라고 불린다. 게임의 큰 줄기는 영웅을 수집하고 육성하는 RPG를 따른다. 탱커, 궁수, 법사, 보조(치유), 캐논 5종의 직업과 총 52종의 영웅이 준비되어 있다.</p>
여기에 일렉스 테크놀로지의 히트작 '클래시오브킹즈'의 전략 및 시뮬레이션 요소를 얹었다. 다른 유저의 영토로 진격해 자원을 뺏는 비동기식 PVP 콘텐츠다. '클래시오브킹즈'의 전세계적인 성공에 큰 영향을 받은 듯 했다.
또한 던전 중에는 타워디펜스 게임 방식으로 진행되는 것도 있다. 타워 대신에 영웅을 배치하고, 영웅의 스킬을 사용해 웨이브를 막아내는 방식이다. 자동사냥 위주의 RPG에 지친 유저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p>
유저들의 반응은 꽤 좋은 편이다. 엘렉스는 현재까지 한국에서 제대로 된 '매직러쉬' 관련 마케팅 활동을 벌인 적이 없다. 심지어 그 흔한 공식카페조차 없고, 출시 당시 보도자료 한 번 뿌린 적이 없다. 순전히 입소문만으로 현재의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이날 인터뷰는 점심 때가 되어 순두부집까지 이어졌다. 쉬 청 디렉터를 포함해, 자리에 함께 했던 엘렉스 일행들은 얼큰한 순두부와 뚝배기도 거부감 없이 꽤 잘 먹었다. 한국 음식에 익숙하다고 했다. 이들의 입맛만큼이나 마케팅도 현지화된다면 '매직러쉬'의 파괴력은 더욱 커질 것이다.
엘렉스의 글로벌 게임시장 진출은 이제 막 시작됐다. 쉬 청 디렉터가 해야 할 일이 많다. 그는 마지막으로 해외진출에 대한 각오를 전하고 지스타 전시장으로 바삐 발걸음을 옮겼다.
"엘렉스는 중국의 우수한 인터넷 기업이지만 글로벌 진출 면에서는 아직 초보자다. 참신한 글로벌 전략으로 전세계에 도전하겠다."</p>
부산=서동민 한경닷컴 게임톡 기자 cromdand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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