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상황 표현
완만한 → 점진적 → 견고한 → 강한
(modest) (moderate) (solid) (strong)
● 위원 숫자 표현
2명이상 → 3명이상 → 5~7명 → 8~9명
(a few) (some) (several) (most)
[ 박수진 기자 ] 미국 중앙은행(Fed)이 발표하는 문서를 이해하려면 나름의 ‘해독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도 정확한 뜻을 이해하기 힘들 정도로 표현이 모호하다는 것이다.
18일(현지시간) 공개된 지난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는 어떤 위원이 어떤 의견에 동조했다거나 반대했다는 명확한 표현 없이 모호한 표현으로 상황을 전달하고 있다. 회의록은 사람 숫자를 나타내는 단어로 ‘a few’와 ‘a couple of’ ‘some’ 등 약 7~8개를 사용하고 있다. a few와 a couple of 등은 모두 한국어로 ‘몇몇’으로 해석된다. ‘a number of’나 ‘several’도 비슷한 의미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Fed가 정확한 사람 숫자를 밝히면 FOMC 위원의 성향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모호한 표현을 쓰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통상적으로 △한두 명은 a couple of △두 명이 넘으면 a few △세 명보다 많으면 some △그보다 약간 많을 때는 several과 a number of △그보다 더 많을 때는 many △80~90% 이상을 표현할 때는 most를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은 측은 설명했다.
Fed에서 근무했던 한 경제학자는 “미국인조차 이런 문서를 읽을 때 헷갈린다”며 “오랜 독해를 통해 나름대로 해독법을 체득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Fed는 경기가 호전되는 상황을 표현할 때도 △완만한(modest) △점진적인(moderate) △견고한(solid) △강한(strong) 등 비슷하지만 뉘앙스가 약간씩 다른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찰스 플로서 전 필라델피아연방은행 총재는 최근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도대체 ‘완만한’과 ‘점진적인’의 차이가 뭐란 말이냐”며 “Fed가 쓰는 표현의 모호함이 시장을 더욱 혼란스럽게 한다”고 비판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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