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당내 의견 들어보겠다"…주승용 "당헌상 불가능" 반발
[ 손성태 기자 ]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18일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이 다음 총선까지 함께하는 임시 지도부 역할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이날 광주 조선대 특강에서 “안철수 전 공동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이 함께 모이면 분명한 위상과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 두 분과 당 대표 권한을 함께 공유할 용의가 있다”며 공동지도체제를 공식 제안했다.
문 대표는 “세 명이 함께 공동선거대책위원회라든지, 선거기획단이라든지, 총선정책준비단이라든지 또 우리가 해야 할 인재 영입 등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선 3인 합의와 당내 정치적 합의를 통한 공동지도체제 수용 등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3인 간 합의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며 “필요하면 당무위원회와 중앙위원회를 소집해 함께 논의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안 전 대표가 자신의 혁신안 수용을 요구하는 것과 관련, “(당 혁신위원회가 마련한 혁신안보다) 더 중요하고 본질적 혁신이 남아있다는 안 전 대표의 얘기는 백번 옳은 얘기”라며 “우리 당의 여러 가지 부패문화도 청산하고 국민으로부터 외면당하게 하는 낡은 행태를 다 청산하고 이제는 실력 있는 유능한 정당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표는 이어 “혁신과 단합, 인적 쇄신, 나아가 당의 문화를 바꾸는 보다 더 근본적 혁신들, 또 우리 의원들의 기득권 내려놓기 등이 다 제대로 된다면 언제든지 대표자리를 내놓고 백의종군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저를 흔드는, 끊임없이 우리 당을 분란 상태처럼 보이게 하는 그런 분들도 실제로는 자기의 공천권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비주류 측을 비판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당을 걱정하는 분들의 의견을 더 들어보겠다”며 입장을 유보했다.
비주류 측에선 즉각 반발이 터져 나왔다. 주승용 최고위원은 “최고위원들과 협의도 안 하고 지도부를 교체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문·안·박’을 자문기구로 활용할 수 있지만 공동지도체제로 가는 것은 당헌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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