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에 놀라고…와인에 취하고…자연에 반하고
[ 최병일 기자 ]
천재건축가 가우디의 작품을 보는 재미
스페인 북동부 카탈루냐를 여행지로 선택했다면 안토니 가우디는 반드시 마주칠 수밖에 없다. ‘카탈루냐의 심장’ 바로셀로나에는 스페인이 낳은 세계적인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의 천재성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 곳곳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형형색색 빛나는 지붕이 눈길을 끄는 ‘바트요의 집’. 개미집 같은 외관에 놀라고 벽 없이 기둥만으로 지탱하는 건축기법에 다시 한번 감탄하는 ‘밀라의 집’, 지중해와 어우러진 초현실적이고 신비로운 분위기의 ‘구엘 정원’ 등 그의 대표작은 하나같이 돌과 타일, 철물을 사용한 기괴한 모습으로 기존 건축물에 대한 상식과 고정관념에서 일찌감치 벗어나 있다.
1883년 처음 짓기 시작해 지금까지 현재진행형인 ‘사그라다 파밀리아(성가족) 성당’이야말로 가우디 건축의 백미라 할 수 있다. 독특한 외관만큼이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을 차별화하는 건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 성당 내부로 투과된 오묘한 ‘빛’이다. 분명 실내에 있는데도 안개에 둘러싸인 듯 몽환적인 느낌마저 전해준다. “신은 일찍이 자연을 만들었고 건축가는 그 자연을 계승할 뿐”이라던 가우디의 말을 곱씹게 된다. 성당은 가우디 사후 100주년을 맞는 2026년 완공된다고 한다. 우리 시대에 천재 건축가의 마지막 유작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머지않았다는 사실이 반갑다.
문화와 미식의 보고, 카탈루냐
카탈루냐는 해발 3000m의 카탈루냐 피레네산맥과 지중해를 품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한다. 1000년 이상 독자적인 문화를 발전시킨 곳으로 미식의 도시로도 유명하다.
2105년판 미슐랭 가이드에는 카탈루냐 지방의 레스토랑이 대단히 매력적인 요리를 한다고 극찬하고 있다. 미슐랭 가이드가 카탈루냐 레스토랑에 달아준 별의 수를 합하면 60개에 달한다. 최고 수준 셰프들의 특급 성찬을 맛볼 수 있는 곳으로는 ‘엘 세예르 데 칸 로카(El Celler de Can Roca)’, ‘산 파우(Sant Pau)’ 등이 대표적이다. 고급 레스토랑이 조금 부담스럽다면 카탈루냐 관광국에서 지정한 가스트로노믹호텔 레스토랑을 찾아가보자. 소박함이 묻어나는 가정적인 서비스와 지역 특색을 살린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세계적인 미식 도시의 면모는 매년 300회 이상 와인 및 음식 관련 박람회가 열리는 사실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바르셀로나에서 50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는 남부 카탈루냐의 페데네스는 스페인을 대표하는 스파클링 와인 ‘카바(cava)’의 주요 생산지다. 카바는 1991년 유럽연합(EU)으로부터 유일하게 원산지 표기명을 부여받았다. 프랑스산 스파클링 와인의 대명사 ‘샴페인’처럼 카탈루냐의 발포성 와인에만 ‘카바’라는 명칭이 허락되는 이유다.
와인과 건축, 자연과 만나는 삼색 루트
바로셀로나에서 완행 열차로 1시간20분 정도면 도착하는 ‘지로나(Gerona)’는 스페인의 옛 정취를 고스란히 간직한 도시다. 바로셀로나에 집중하느라 놓치기엔 너무나 아름다운 중세시대 풍경을 옛시가지에 들어서는 순간 볼 수 있다.
카탈루냐 고딕양식 특유의 수수한 매력이 돋보이는 성당 건축물들이 눈에 띈다. 오냐르강을 따라 거닐다 보면 프랑스 에펠탑을 건축한 구스타프 에펠이 설계한 다리도 만날 수 있다. 최근에는 미국 인기 드라마 ‘왕좌의 게임’의 배경이 된 촬영지로 더 유명세를 타고 있다.
바로셀로나에서 피레네산맥 쪽으로 가면 카탈루냐와 아르곤 경계에 있는 몬트-레베이 협곡을 볼 수 있다. 장엄한 산줄기를 따라 트레킹에 도전해 보거나 강에서 보트를 타고 협곡이 선사하는 드라마틱한 절경을 감상해 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산트 클리멘트 타우이’ 등 9개의 성당은 정통 카탈루냐 로마네스크 양식의 정수를 보여준다.
동화 속 마을을 연상시키는 ‘살라르듀’의 아란 계곡, 카탈루냐의 대표적인 요새 카르도나(Cardona)도 놓칠 수 없는 관광지다.
여행 팁
스페인 여행상품은 여러 여행사에서 판매 중이다. 온라인투어(1544-3663)는 ‘바르셀로나 4박6일 에어텔’ 상품을 117만2000원부터 판매하며, 참좋은여행(02-2001-4500)은 ‘바로셀로나·마드리드 7박9일’ 상품을 167만원에 내놓았다. 레드캡투어(02-2001-4733)는 바로셀로나와 프랑스 파리까지 즐길 수 있는 ‘바르셀로나+파리 7일’을 216만200원부터 선보이고 있다.
윤신철 여행작가 cockzi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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