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경찰 고위직 출신 분석
치안감 이상 42%·총경은 49%
조직 전문성·위상 높아졌지만 비경찰대 출신 소외감 상당
학연으로 밀어주기 등 부작용도
"경찰, 신중한 조직 운영 필요"
[ 윤희은 기자 ]
1981년 개교한 경찰대 출신의 경찰 내 위상이 확고해졌다. 경찰대 출신으로 처음 경찰청장에 취임한 강신명 청장을 필두로 경찰서장급인 총경 이상 고위 간부의 절반을 경찰대 출신이 점해 ‘경찰대 출신 전성시대’라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경찰대 출신이 고위직을 독식하고 제 식구를 챙긴다”는 비(非)경찰대 출신의 시각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고위직 주름잡은 경찰대 1·2기생
13일 한국경제신문이 치안감 이상 최고위급 경찰관 33명의 출신을 분석한 결과 42%에 해당하는 14명이 경찰대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간부후보 출신이 33%(11명), 사법·행정고시 출신이 18%(6명)이고, 경정·경위 특채 출신은 6%(2명)다. 전체 경찰관의 95% 이상을 차지하는 순경 출신은 단 한 명도 없다.
경찰대 개교 직후 입학한 娟慧?1·2기 출신이 주류다. 작년 8월 경찰청장에 오른 강 청장(2기)과 권기선 부산지방경찰청장(2기), 황성찬 경찰대학장(1기) 등 치안정감 이상 7명 중 3명이 경찰대를 나왔다. 치안감 26명 중에는 11명이 경찰대 출신이다. 이 중 정용선 경찰청 수사국장(3기)과 이상식 대구지방경찰청장(5기)을 제외하면 모두 1·2기생이다. 상당수가 계급정년까지 3년 안팎을 남겨두고 있어 한동안 자리를 지킬 가능성이 높다.
경무관까지 내려오면 경찰대 비중은 더 커진다. 이춘석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체 경무관(65명) 중 경찰대 비중은 66%(43명)에 달한다. 간부후보 출신이 23%(15명)로 뒤를 이었고 고시 출신은 4%(3명)다. 순경 출신 경무관은 3%(2명)다. ‘경찰의 꽃’이라는 총경 617명 중에서도 경찰대 출신은 절반에 가까운 49%(306명)다. 전국 250개 경찰서에서 경찰대 출신 경찰서장은 122명으로 전체의 48.8%다.
고위직 독식에 대한 우려 제기
경찰대 출신의 고위직 진출로 경찰 조직의 전문성이 높아지고 경찰의 대외 위상도 올라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학연을 바탕으로 한 ‘제 식구 챙기기’가 지나치다는 지적도 있다. 한 경찰 관계자는 “경찰 고위직에서 경찰대 출신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보니 비경찰대 출신이 고위직으로 발령 나면 오히려 부하 경찰대 출신 참모들의 눈치를 보기도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조현오 전 청장은 경찰대 출신의 고위직 독식에 우려를 표했다. 조 전 청장은 2011년 11월 치안정감 인사 과정에서 다섯 자리 중 네 자리를 경찰대 출신이 차지하자 “경찰대 출신만으로 지휘부를 구성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조 전 청장은 외무고시 출신이다.
최응렬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경찰대 출신끼리 정보를 공유하고 원활한 승진이 이뤄질 수 있게끔 밀어주고 끌어주는 문화가 경찰 조직 깊숙이 자리잡았다”며 “비경찰대 출신으로서는 소외감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순경 출신 경찰관은 “승진시험에 빨리 합격해 젊은 나이에 경감이 된 경찰대 출신이 관리자로 오면 경찰대 출신 간부와 경찰관들이 서로 난감해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특히 순경 출신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강력계 등의 현장 부서에 젊은 경찰대 출신이 책임자로 발령 나면 업무는 순경 출신들이 하고 경찰대 출신 간부는 보고서만 작성하게 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얘기도 나온다.
최 교수는 “경찰과 군대 모두 철저한 계급구조지만 군대는 군인을 상대하는 반면 경찰은 국민을 상대하는 만큼 더 신중한 조직 운영이 필요하다”며 “같은 출신 성분이 지나치게 유착되는 것은 국민에게 환영받지 못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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