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희진 기자 ]
핸드백 브랜드 '루이까또즈'로 유명한 태진인터내셔날이 돌연 상장을 철회키로 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초 오는 26일께 상장할 예정이었던 태진인터내셔날은 13일 상장 철회신고서를 제출한다고 공시했다. 지난 9~10일 이틀동안 진행했던 수요예측 결과 회사의 적정 가치를 평가받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태진인터내셔날 측은 "당장 자금이 필요해 상장을 준비한 것은 아니었다"며 "향후 시장과 회사 상황 등을 고려해 적정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다고 판단할 때 재공모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태진인터내셔날은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중국 중심의 해외사업 확대와 신규 사업을 위한 투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었다.
앞서 지난 5일 열린 IPO 간담회에서 전용준 태진인터내셔날 대표는 연내 중국 시장에서 오프라인 매장 15개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현재는 중화권에서 쇼핑몰 아울렛 면세점 및 온라인 매장 등 20여개를 운영 중이다.
1989년 설립된 태진인터내셔날은 '매스티지(대중적 명품)' 핸드백 분야에 집중해온 국내 대표 패션잡화 전문기업이다.
'루이까또즈' 회사로 이름을 알리며 하반기 공모주(株)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아왔지만, 정작 수요예측에서 기관투자가의 관심을 충분히 이끌어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회사 관계자는 "정확한 공모가와 경쟁률을 전해받지 못해 알 수 없지만 수요예측에서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오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공모주 청약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은 점도 이번 철회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최근 미국 금리인상 우려에 증시 변동성이 높아진 가운데 새내기주들의 수익률도 예년 대비 시원치 않다. IPO 대어로 꼽힌 종목들 역시 공모 열기가 기대보다 뜨겁지 않았고 상장 후 주가는 부진한 상황이다.
부진한 실적도 수요예측에서 부담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308억원으로 전년 대비 17% 감소했고, 매출은 1790억원으로 11% 줄었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과 매출은 각각 97억원과 8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 8% 감소했다.
최종경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성숙기에 진입한 국내 핸드백 잡화시장의 현주소를 나타내는 실적"이라며 "올해는 루이까또즈 브랜드 탄생 35주년 기념 행사와 한류스타 마케팅을 동시에 진행하면서 비용이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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