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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사 1병영] 박인규 대구은행장 "조직원 각자 신바람 나 일하게 만드는 게 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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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사단에서 '간부의 역할' 특강

인생 모토 '책임은 내가 진다'
군에서 익힌 리더십·소통 능력…잔소리 줄이고 직원 사기 돋워



[ 최승욱 기자 ]
“부하들에게 잔소리하지 않고 각자 신바람이 나 일할 수 있도록 하는 사람이 간부입니다.”

12일 대구 학정동 제50보병사단 사령부 회의실. 2013년 3월부터 50사단과 1사1병영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 대구은행의 박인규 행장이 사령부 간부 120명 앞에서 “모든 업무에 통달해야 할 간부가 특정 분야만 챙기면 성과야 나오겠지만 관리 소홀로 다른 분야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행장은 1979년 대구은행에 입행한 지 35년 만인 지난해 3월 DGB금융그룹 2대 회장 겸 11대 대구은행장으로 취임했다. 현장과 실용을 경영 화두로 삼고 지역 대표기업과 중소기업을 수시로 찾아가는 소통경영에 앞장서면서 지역밀착형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는 데 힘쓰고 있다. 지난 7월에는 경기도 1호 점포를 반월공단에 개설하는 등 영업권도 넓혔다.

대구·경북지역을 지키는 50사단은 책임지역이 전 국토의 21%에 이르고 해안선도 152㎞에 달하는 국내 최育?향토사단이다.

박 행장은 서울지점장 시절 3년 연속 금상을 받았을 정도로 영업실적이 뛰어났다. 그는 “포항본부장으로 발령받은 뒤 처음 6개월간 영업실적이 꼴찌였는데도 지점장 32명을 닦달하는 회의는 열지 않았다”며 “더 이상 지켜만 볼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아침 회의를 처음 소집하고도 ‘볼 잘 맞느냐’ ‘나도 술 좋아한다’는 말만 하고 1시간 만에 되돌려보냈다”고 전했다. 지점장들은 ‘잘해보자’는 격려만 받고 돌아간 뒤 미리 준비한 비상대책에 따라 영업에 들어갔다.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3분기와 4분기 연속 1등을 한 것.

“행장 비서실장에게서 전화가 왔더라고요. 임원으로 승진하면서 작성한 계약서대로 하면 행장보다 더 많은 성과급을 받게 된다고요. 깎아달라고 해서 그렇게 했어요. 저로 인해 상한선도 생겼죠.”

박 행장은 학군사관후보생(ROTC) 15기로 임관해 수도기계화보병사단에서 장갑차 소대장으로 근무했다. 생일을 맞은 사병을 일과 후 개별적으로 PX로 불러 웨하스 안주에 막걸리를 한 잔 따라주며 소대 분위기를 최상으로 유지한 덕분에 사관학교 출신들이 도맡았던 최우수 맹호부대 소대장이 될 수 있었다. 완전군장으로 10㎞를 42분 만에 뜀걸음으로 주파, 5군단 최고 기록을 세웠을 정도로 체력과 의지도 남달랐다.

그의 인생 모토는 ‘명예는 상사에게, 영광은 부하에게, 책임은 내가 진다’이다. 박 행장은 “이런 자세로 은행에서 일하다 보니 이 자리에 왔다고 생각한다”며 “군에서 익힌 리더십과 소통 능력을 바탕으로 열정과 책임감을 갖고 파수꾼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달라”며 강의를 마쳤다.

박 행장은 위문성금을 전달한 뒤 서정천 사단장 등 간부들과 오찬을 하고 “유독 맛은 쓰지만 모든 커피에 들어가는 에스프레소와 같은 인재를 선호한다”며 “다양한 맛을 내는 원천인 이런 사람들이 50사단에도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서 사단장은 “머리에 쏙쏙 들어오는 명강의였다”며 “우리 부대와 좀 더 끈끈한 관계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대구=최승욱 선임기자 swch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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