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인상했지만…"10년간 재정적자 불보듯"
[ 이정선 기자 ]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공무원 연금 부채에 시달리는 미국 시카고시가 최근 세금인상안을 마련했지만 앞으로도 10년 이상 재정난에 시달릴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신용평가기관 무디스는 10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시카고시가 마련한 세금 인상안이 공적 연기금의 구멍을 메우는 데 일부 도움이 되겠지만 최소 10년간 연금 부채가 증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재원이 부족해 이 같은 세금 인상분으로 연금 지급액과의 차이를 좁히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지난달 시카고 시의회는 공무원 연금 부족액을 보상해주기 위해 세금 인상안을 담은 총 78억달러(약 9조191억원) 규모의 예산안을 승인했다. 예산안에 따르면 시카고시는 향후 4년간 단계적으로 5억4300만달러의 재산세를 인상하고 쓰레기·택시·빌딩허가 수수료 등을 올리게 된다.
시카고시가 재정난에 시달리는 가장 큰 이유는 공무원 연금 부담이 증가하고 있어서다. 현재 시카고시는 약 200억달러 규모의 연금 부채에 시달리고 있다. 시의 작년 말 기준 재정적자(632억달러)의 31.6%를 차지하는 금액이다. 시카고시가 속한 일리노이주는 연금 적자 규모를 줄이기 위해 지난해 연금개혁안을 마련했으나 결국 실패했다. 공무원 노조 등의 반발에 이어 주법원이 “공무원 혜택 축소는 위법”이라는 판결을 내렸기 때문이다. 시카고시도 공무원의 연금납부 금액을 올리는 방안 등을 내놨으나 카운티 순회 재판에서 패소했다.
무디스는 앞서 지난해 시카고를 포함해 미국 주·지방정부가 운영 중인 25개의 공무원 퇴직연금 시스템이 전체 공공예산 5조3000억달러의 40%를 차지한다고 분석했다. 무디스는 “수백만명의 경찰, 소방관, 교사 등 공공부문 근로자를 위한 연금으로 2조달러가량이 부족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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