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정동 기자 ]
'카카오톡 신화'의 주역인 이석우 전(前) 대표가 회사를 떠나기로 한 가운데 지난 9월 새로 선임된 '젊은피' 임지훈 대표가 오는 12일 취임 후 첫 성적표를 받아든다.
증권가에선 올 3분기 카카오 실적을 '예상된 낙제점'으로 표현하고 있다. 주력 모멘텀이 될 카카오택시 등 O2O(온라인·오프라인 연결 서비스) 사업이 아직 본격화 되지 않았다는 분석에서다. 3분기 바닥을 다진 뒤 올 4분기부터 실적 개선을 내다보는 시각이 많다.
1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카카오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내놓은 국내 증권사 21곳이 제시한 컨센서스(예상치 평균)는 152억5200만원이다. 이는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 308억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교보증권이 비교적 높은 311억원을 전망했고, 현대증권도 291억원의 예상치를 내놨다. 하지만 NH투자증권과 메리츠종금증권은 각각 97억원과 94억원을 제시해 100억원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관측했다. 하이투자증권은 그보다 못한 41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김창권 대우증권 연구원은 "카카오 게임 매출이 소폭 오르고 카카오 광고 매출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PC 광고 비수기 영향에 지난 2분기 매출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영업이익 역시 100억원대 초반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카카오 실적은 3분기 저점을 통과한 후 오는 4분기부터 큰 폭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며 "광고 시장이 연말 성수기에 들어서고 웹보드 게임 등 새로운 게임 매출이 추가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도 "3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반토막'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하며 "게임 매출이 증가하고는 있지만 예전과 같은 지배력 회복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올 3분기 실적은 임 대표 부임 후 맞는 첫 성적표라 업계의 관심이 크다. 사명을 '다음카카오'에서 '카카오'로 바꾸는 등 웹 기반 회사 이미지를 탈피하고 본격적으로 모바일 기업으로 거듭나려는 과도기에 있기 때문이다.
카이스트 산업공학과를 졸업한 뒤 NHN 기획실과 보스턴 컨설팅 그룹을 거쳐 2012년 투자사 케이큐브벤처스 대표이사까지 역임한 임 대표는 지난 9월 이 전 대표에 이어 카카오의 새 최고경영자(CEO)로 깜짝 발탁됐다.
하지만 당시 거대 조직의 관리자를 맡기에 너무 어린 나이(35세) 아니냐는 주변의 우려도 존재했다. 이 전 대표가 CEO 자리에서 물러난 뒤 최세훈 전 대표와 함께 경영자문협의체의 자문역을 맡아온 것도 임 대표의 부족한 연륜을 채우기 위한 조치란 시각이 다수였다.
게다가 임 대표 뒤에서 든든한 '조언자' 역할을 했던 이 전 대표가 이날 전격 카카오를 떠나기로 결정하면서 향후 추진할 인터넷전문은행 등 굵직한 사업들을 뚝심 있게 밀고 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업계의 우려가 크다.
카카오는 지난 3분기 중 카카오뱅크, 카카오택시블랙, 카카오대리운전 사업에 새로 뛰어든 데다 기존 사업이었던 카카오페이, 카카오택시, 게임숍 등에서 본격적으로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 등 중요한 시기를 맞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이 전 대표와 함께 2011년부터 카카오를 이끌어 온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도 최근 해외 원정 도박설과 관련해 검찰이 내사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회사 안팎으로 중요한 이슈가 산적해 있는 상태다.
오 연구원은 "현재 O2O 신규 사업에 대한 기대감으로 높은 밸류에이션(가치 대비 평가)에 주식이 거래되고 있지만 아직 불확실성이 높다는 판단"이라며 "리스크 해소 전까진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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