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태 IT과학부 기자) 레고그룹은 덴마크에 본사를 둔 세계 1위 완구 기업이다. 1932년 설립돼 현재 140개 국가에서 레고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출시된 지 80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어른·아이 할 것 없이 전 세계에서 사랑받고 있다. 레고는 최근 정적인 블록 장난감의 이미지를 탈피해 모터와 센서로 작동하는 새로운 제품을 선보이는 등 시대 흐름에 맞춰가고 있다. 한국에서도 전문 마니아층이 생기면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레고는 이미 다른 블록 장난감 경쟁업체들의 ‘넘사벽(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이 됐지만, 국내에서 이를 뛰어넘기 위한 시도가 추진되고 있다. 사물인터넷(IoT)기술을 이용해 창의력과 호기심을 자극하는 똑똑한 블록 장난감이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지능형 블록 및 인터렉티브 스마트 토이 시스템 개발 사업단은 10일 일반 조립형 블록완구에 사물인터넷(IoT) 등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토이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이 블록 장난감에는 카메라와 발광다이오드(LED), 센서, 디스플레이, 모터 등 12가지 장치와 근거리 무선 장치가 블록마다 각각 들어간다. 원하는 형태로 블록을 조합해 맞추면 근거리 통신으로 블록이 서로 연결된다.
이를테면 접촉센서 달린 블록의 스위치를 누르면 카메라 기능이 들어 있는 블록이 사진을 찍고, 디스플레이가 달린 블록에 사진을 보여주는 토이카메라를 만들 수 있다. 또 마이크가 달린 블록으로 LED가 달린 블록의 불을 켜거나 끄고 소리를 내거나 블록 로봇의 모터를 작동시킬 수도 있다.
조합에 따라 수십 가지에 이르는 새로운 장난감을 만들 수 있다. 일반 블록 완구에 맞춰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연구진은 블록을 서로 연결하기 위해 트리커 네트워크(Trigger Network)라는 새로운 무선 네트워크 기술을 활용했다. 블록 전원을 켜기만 하면 주변의 모든 블록이 바로 연결된다.
연구진은 아이들의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늘면서 디지털 기술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고 창의력을 키우고 교육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연구진은 제품 기획부터 시제품 테스트 단계까지 3개 어린이집과 40명의 교사?전문가의 자문과 사용성 평가를 거쳤다. 이병호 덕성여대 유아교육과 교수는 “가상의 화면이 아닌 실물과 감각을 활용하기 때문에, 스마트 기기에 노출된 아이들의 학습능력 발달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단은 지난 6월 국내 벤처기업 로보로보에 기술이전을 마치고 내년 3월 중 블록을 가지고 놀면서 자연스럽게 소프트웨어를 배울 수 있는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내년 1월에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가전전시회(CES 2016)에도 출품하기로 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누구나 새로운 기능의 블록을 쉽게 개발하도록 전원?통신 모듈 등 기본 기능을 플랫폼 형태로 제공해 레고를 능가하는 스마트 토이 생태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이석 사업단장은 “아날로그 감성과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가 연계된 스마트 블록은 영·유아 교육을 위한 교구뿐 아니라 향후 어린이 심리치료, 노년층 재활치료 등에도 활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끝) /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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