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유리 기자 ] 카카오 원년 멤버인 이석우 전 카카오 대표(사진)가 회사를 떠나기로 했다. 카카오를 둘러싸고 잇단 악재가 터지면서 위기 대응에 앞장섰던 이 전 대표의 피로감을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전날 카카오 임직원들에게 퇴사 인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 관계자는 "전날 이 전 대표의 사퇴 의사를 전달받았다"라며 "오는 14일 공식 퇴사할 예정"이라고 확인했다.
이 전 대표는 2011년 카카오에 입사했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과 함께 대표 메신저 서비스 카카오톡의 성공을 이끈 인물이다. 지난해 포털 다음커뮤니케이션과 합병한 이후엔 최세훈 다음 대표와 함께 공동 대표를 맡았다.
올해 9월에는 임지훈 단독대표 체제를 갖추면서 최세훈 현 최고재무책임자(CFO)와 공동대표 자리에서 물러났다. 최세훈 CFO가 'CXO팀'이라는 6인 집단 경영조직에 머무른 반면 이 전 대표는 경영자문협의체에 고문으로 남아 사퇴설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이 전 대표의 퇴사 결정을 두고 그간 회사와 관련된 대형 이슈에 대응하면서 피로감을 느낀 것 아니냐는 게 업계의 반응이다. 신규 취임한 임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는 합병 직후 카카오톡에 대한 감청 이슈, 음란물 유통 방치 등 잇단 악재가 터지면서 대응에 앞장섰다.
최근에는 폐쇄형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카카오그룹'에서 음란물 유통을 방치한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기소되기도 했다. 또 수사당국의 감청영장에 대응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철회하면서 반대 여론에 부딪혔다.
카카오 관계자는 "정확한 퇴사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재충전 시간을 갖고 다른 분야에서 재기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유리 한경닷컴 기자 now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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