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순이익 1조4000억원…전년비 -15.7%
대규모 충당금 예상…4분기 감소폭 더 커질 것
"종이 값도 아껴라"…고강도 비용절감 나서
[ 박동휘 / 박한신 기자 ] 은행 수익성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이 지난 3분기 1.56%로 하락,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 연말께 대규모 대손충당금을 쌓을 수밖에 없어 은행의 4분기 순이익은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은행들이 최근 ‘마른 수건 쥐어짜기’ 식 경영으로 비용 절감에 나선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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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 내기 어려운 은행들
금융감독원이 10일 내놓은 국내 은행의 3분기 영업실적 잠정치에 따르면 올 7~9월 17개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조400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000억원(-15.7%) 줄었다. 기준금리 하락으로 예대마진이 축소되는 등 NIM이 떨어진 영향이 컸다.
은행들은 비이자이익에서도 예년만 못한 실적을 냈다. 유가증권 관련 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000억원 줄었다. 국민, 신한, 하나은행 등이 보유한 포스코 주식의 가치가 떨어진 탓이다. 원화가치 하락으로 외화차입금에서 환손실이 발생해 외화·파생 관련 이익도 4000억원이나 감소했다. 이에 따라 은행 총수익에서 이자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 3분기 91.3%로 전년 동기(88.8%)보다 2.5%포인트 높아졌다.
은행 NIM의 하락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일본만 해도 미쓰비시도쿄UFJ의 올 3분기 NIM이 -0.06%에 머무는 등 주요 은행은 이미 ‘마이너스 NIM 시대’를 겪고 있다. 미즈호은행 역시 3분기에 NIM이 -0.07%로 떨어져 2012년 3분기 이후 3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일본 대형 은행들은 해외 기업과 금융회사에 엔화로 대출해 돈을 벌고, 골드만삭스 등 해외투자 자산 가치가 올라 국내 부문의 손실을 만회하고 있다”며 “국내 은행들도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4분기 악재 몰려온다”
올해 3분기엔 그나마 국내 은행의 대손비용이 1조9000억원으로 작년 동기(2조5000억원)보다 줄어 이익 감소폭이 크진 않았다.
하지만 4분기엔 이마저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은행권의 고민이다. 시중은행의 다른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한계기업에 대한 철저한 옥석 가리기를 강조하고 있는 만큼 신용위험평가에서 구조조정 대상인 C, D등급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라며 “정상으로 분류했던 대출채권을 고정 이하로 분류하게 되면 충당금을 대폭 쌓을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통상 4분기엔 부실채권 정리 및 충당금 적립으로 은행 순이익이 줄어들지만 올해는 조선업종과 한계기업 구 뗍뗍?여파로 감소폭이 더 커질 것이란 얘기다.
주요 금융그룹과 은행의 4분기 실적이 3분기 대비 절반 정도로 줄어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증권업계는 3분기 6790억원으로 최대 순이익을 낸 신한금융그룹의 4분기 순이익이 3000억원 중·후으로 급감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은행들은 강도 높은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다. 조용병 신한은행장이 최근 경영전략회의에서 “불요불급한 경비 지출을 최대한 줄이라”고 지시했을 정도다. KEB하나은행은 임직원을 대상으로 종이값을 아낄 것을 독려 중이다. 회의 때 웬만하면 서류를 복사해 들고 오지 말고 태블릿PC나 노트북을 가지고 참석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박동휘/박한신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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