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CJ헬로비전 인수 놓고 치열한 공방
커지는 시장지배력 논란
경쟁사들 "케이블TV 소유로 결합상품 파급력 더 커져"
SKT는 "현행 규제로 해소"
M&A 인가 심사 앞두고 대형로펌 통해 법률 자문도
[ 안정락 기자 ]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를 둘러싸고 이해가 맞물린 방송·통신업계 간 논리싸움이 치열하다. KT LG유플러스 등 경쟁사들은 이동통신 1위 회사인 SK텔레콤이 케이블TV·알뜰폰 1위 업체인 CJ헬로비전을 인수하면 시장지배력 확대로 독과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케이블TV업체들도 시장 위축을 우려하며 속앓이를 하고 있다.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 인수 뒤에도 유료방송·초고속인터넷·유선전화 시장에서 점유율 1위 업체는 자사가 아니라 KT라는 논리로 맞서고 있다.
이들 이통 3사는 논리 싸움에서 유리한 입지를 차지하기 위해 대형 로펌에 법률 자문을 의뢰했다. 그래야 다음달 시작될 정부의 인수합병(M&A) 허가 심사 과정에서 유리한 영업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이번 M&A가 시장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다고 판단해 심사 대책반을 구성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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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으로 지배력 전이 논란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와 관련한 가장 큰 쟁점은 이통 1위 회사인 SK텔레콤의 시장 지배력이 유료방송까지 옮겨질지 여부다. KT LG유플러스 등 경쟁사는 SK텔레콤이 인터넷TV(IPTV)에 이어 케이블TV까지 보유하게 되면 결합상품 판매 등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이동전화에 방송, 초고속인터넷 등을 저가에 끼워 팔아 방송·통신 생태계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은 정부가 ‘결합상품 제도 개선안’ 등을 내놓은 만큼 시장 혼란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알뜰폰 독과점 이슈도 논란거리다.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하면 알뜰폰 1위(CJ헬로비전)와 2위(SK텔링크) 회사를 한꺼번에 거느리게 돼 독과점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쟁사들은 주장한다. 또 KT는 자사 네트워크를 쓰고 있는 CJ헬로비전 가입자 85만명을 SK텔레콤이 관리하는 비정상적인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을 인수해도 저렴한 요금 등 소비자 편익은 지속적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또 CJ헬로비전과 SK텔링크를 합친 알뜰폰 점유율이 30.3%에 그쳐 전체 통신사 자회사의 알뜰폰 점유율(현재 37.8%)을 50% 이하로 제한하는 규정에 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논리싸움이 커지자 대형 로펌들이 자문에 나서고 있다.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측은 법무법인 김앤장·광장·세종 등을 선임해 이번 이슈를 검토하고 있다. KT는 율촌, LG유플러스는 태평양에 자문을 의뢰했다.
○정부, 관련 법률 검토 나서
정부는 M&A 심사 대책반을 구성하기로 하는 등 관련법과 시장 영향 등을 검토하기 위한 사전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미래부는 통신정책국과 방송진흥정책국이 주도해 대책반을 꾸릴 예정이다. SK텔레콤이 다음달 초 인가 신청서를 내면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종합대책반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방송지원정책과에서, 공정거래위원회는 기업결합과에서 인수 심사를 담당한다.
미래부 관계자는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로 인한 통신·방송시장 점유율은 큰 문제가 없지만 시장지배력 쏠림 현상이 심화될 수 있어 관련 쟁점을 꼼꼼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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