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BC 산출때 지급여력 감소
한화생명 15%P·삼성생명 8%P↓
[ 이상열 기자 ] ▶마켓인사이트 11월9일 오전 5시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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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지난달 29일 예금보험공사로부터 6513만여주(약 7.5%), 5202억원의 자사주를 취득했다.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하던 한화생명 주식 22.8%가 지난달 19일 보호예수 기간이 끝나자 한화생명이 이 가운데 7.5%를 사들인 것.
회 ?관계자는 “잠재매물 일부를 줄여 주가를 안정화시키기 위해 자사주를 샀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자사주 매입으로 한화생명의 RBC 비율은 투자 포트폴리오 등 다른 조건이 동일하다면 약 15%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신용평가업계는 예상했다. 자사주는 RBC 산출 때 자기자본에서 차감되기 때문이다. 자기자본이 자사주 취득액만큼 줄어들면 RBC 산출 때 분자에 들어가는 지급여력금액도 같은 금액만큼 감소한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에 따르면 한화생명의 지급여력금액은 지난 6월 말 현재 9조9390억원에 달했지만 이번 자사주 매입으로 9조4000억원대로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달 2일부터 내년 1월29일까지 자사주를 매입하는 삼성생명도 마찬가지다. 삼성생명은 ‘주가 부양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 목적’으로 이 기간 중 총 650만주, 7085억원어치의 자사주를 매입할 예정이다. 삼성생명은 자사주 매입이 끝나는 내년 1월 말에 RBC 비율이 8%포인트 떨어지는 영향을 받을 것으로 추정된다.
대형 생보사들의 이번 자사주 매입을 놓고 신용평가업계와 IB업계에서는 논란이 한창이다. 보험부채 시가평가를 강화하는 새로운 회계 기준인 ‘IFRS4 2단계’의 2020년 도입을 앞두고 자본 확충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한 생보사가 재무전략을 거꾸로 가동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보험연구원은 2013년 기준 IFRS4 2단계 도입 후 국내 생보사 가용자본(보험금 지급 때 사용 가능한 돈)이 58조원에서 23조원으로 60% 급감하고 RBC비율도 평균 286%에서 115%로 추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IFRS4 2단계 도입을 앞둔 상황에서 대형 생보사들이 주가관리를 이유로 어지간한 중소형사의 전체 자기자본보다 큰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해야 하는 것인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재 대형 생보사의 RBC 비율은 300% 안팎 수준인 만큼 이번 자사주 매입으로 인한 RBC 하락 효과는 감내할 만한 수준이라는 반론도 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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