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끝) 논란 여전한 지류 정비 사업
4대강보와 거리 5㎞ 넘으면 물 대지 못해 '무용지물'
지류·지천 정비 시급하지만 환경단체 등 반발로 사업 '주춤'
지방하천 준설·저수지둑 높여 흘려버리는 물 확보 서둘러야
[ 김보형 기자 ]
‘가뭄 대란’을 겪고 있는 충남 공주와 부여, 보령 등을 지나는 40번 국도 일대에선 긴급 도수로(導水路·댐 등에서 물을 끌어오기 위한 수로) 공사가 한창이다.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으로 지어진 금강 백제보 물을 보령댐으로 끌어오기 위한 공사다. 42년 만의 가뭄으로 충남 지역 주요 물 공급원인 보령댐 수위가 사상 최저로 내려가면서 예산 홍성 등 충남 8개 지역에 대한 제한급수에 이어 내년 봄 ‘진짜 물 대란’이 예고된 데 따른 것이다.
보령댐 도수로 착공을 계기로 4대강 물을 활용하기 위한 지류·지천사업이 첫발을 뗐다. 하지만 ‘제2의 4대강 사업’이라는 주장이 여전한 가운데 정치권을 중심으로 사업 추진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내년 봄 대(大)가뭄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현실적인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5년째 중단된 4대강 지류사업
4대강 사업으로 확보한 물은 16개 보(洑)와 저수지 등을 합쳐 11억7000만t에 달한다. 수도권 식수원인 팔당댐(2억4400만t)의 5배에 가깝고 전국 수리답(水利畓·인위적으로 물을 댈 수 있는 논)의 27.7%인 21만4000ha에 물을 댈 수 있는 규모다. 하지만 보와 5㎞ 이상 떨어진 곳은 물을 대지 못해 활용할 수 있는 물은 10%가량인 1억3200만t에 그친다. 4대강 지류·지천사업 등 후속 사업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새누리당과 정부도 최근 가뭄 피해가 전국으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자 내년 예산에 4대강 지류·지천사업 예산을 반영하기로 했다. 지류·지천사업 추진이 중단된 지 5년 만이다. 이명박 정부는 4대강 본류에 유입되는 하천 정비를 마쳐야 사업 완결성이 높다고 판단, 본류사업이 마무리된 2011년 지류·지천사업에 나섰다. 그러나 야당인 민주당(현 새정치민주연합)과 환경단체 등이 15조원으로 추산되는 공사비와 환경파괴 문제를 제기하면서 중단됐다. 박근혜 정부 들어서도 감사원의 4대강 사업 감사 등으로 추진동력을 상실했다.
우여곡절 끝에 지류·지천사업 추진이 결정됐지만 4대강 논란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야당은 지류·지천사업과 4대강 사업의 연계성을 최대한 지우려는 분위기다. 도수로 건설 등 최소한의 사업만 허용하겠다는 방침이어서 벌써부터 물길을 관리하는 지류·지천사업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가뭄 피하려면 4대강 지류 정비 필수”
내년 봄 ‘가뭄 대란’이 예고된 상황에서 더 이상의 4대강 찬반 논쟁은 무의미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한국방재학회장인 정상만 공주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는 “4대강 사업 찬반을 논할 게 아니라 이미 확보한 물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간 전문가가 참여한 4대강 사업 조사평가위원회도 지난해 12월 “4대강 사업으로 확보한 수자원으로 가뭄 대응 능력을 높이려면 향후 용수 공급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발표하는 등 지류·지천사업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됐다.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고 있는 지방하천의 절반 이상은 예산 부족으로 방치되고 있다. 4대강과 섬진강 등 국가하천 정비율은 80%에 달하는 반면 지방하천 정비율은 49%에 그치고 있다. 지류·지천 정비사업을 통해 지류 주변 저수지 제방을 높이고 계곡 상류 고지대에 있는 농업용 저수지 둑을 높여 장마철에 더 많은 수량을 확보한 뒤 물이 부족할 때 흘려보내는 식으로 지류·지천 수위를 유지해야 한다는 게 많은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4대강 사업 추진본부장을 지낸 심명필 전 인하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고속도로(4대강)를 뚫었으면 나들목(지류·지천)을 만들어야 효율성이 높아진다”며 “지류·지천사업으로 지방하천 바닥을 준설(모래나 암석을 파내는 것)하고 정비하면 4대강 본류의 수위와 지류의 수위를 연계 관리해 지류·지천에 물을 채울 수 있다”고 말했다.
전국적인 지류·지천 정비사업에는 수십조원의 비용이 필요한 만큼 경제성을 따져 선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 ?있다. 중소 하천의 용수 확보를 위해 대규모 보를 설치하면 담수량 효과가 작아 효율성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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