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혜원 기자 ] 국내 자동차 공유 서비스 '카셰어링(Car Sharing)'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카셰어링 대표 업체인 그린카의 경우 도입 4년 만에 월 평균 7만~9만 건의 이용건수를 기록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기자가 1박2일간 카셰어링 서비스를 이용해봤다.
지난달 30일 오후 5시 서울 중구 만리재로에 위치한 우리은행 중림동지점 앞 노상주차장. 그곳에는 그린카 카셰어링 차량인 르노삼성자동차 QM3가 놓여 있었다. 퇴근 시간에 맞춰 회사 근처에서 카셰어링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을 통해 미리 예약을 해둔 터였다.
예약한 차량 번호를 확인한 뒤 차량 문을 열기 위해 스마트폰 앱 속의 '스마트키'를 켰다. 그런데 스마트키 속 문열림 버튼을 여러 번 눌러보아도 차 문은 열리지 않았다. ‘어떡하지?’ 당황하며 스마트키를 다시 들여다보니 고객센터 연결 버튼이 보였다. 고객 센터와 전화 연결을 하자마자 문제는 간단히 해결됐다. 드디어 '차량 문이 열렸습니다'라는 문구가 스마트키에 뜨고 차에 올라탈 수 있었다.
◆ 스마트폰 앱 하나로 '원스톱' 서비스
카셰어링 서비스는 예약부터 차량 이용과 반납까지 모두 PC나 모바일로 가능하다. 기자는 스마트폰 앱 서비스를 이용했다. 회원 가입 후 운전면허와 신용카드를 등록하니 언제 어디서든 앱 화면 터치 한 번으로 간편하게 대여 차량을 예약할 수 있었다.
대여 차량을 찾기 위해 직접 카셰어링 업체를 찾아갈 필요도 없다. 차량을 빌릴 수 있는 '그린존(차량거점지역)'을 검색했다. 대여 위치를 회사가 위치한 중림동 주변으로 설정하자 근처에서 이용할 수 있는 차량의 위치와 종류가 실시간으로 검색됐다. 회사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우리은행 중림동 지점 내의 QM3 차량이 원하는 날짜와 시간대에 예약이 가능했다. 반납 위치도 동일한 방식으로 설정했다.
차량 이용도 앱을 통해 가능했다. 주차장에 도착해 QM3를 찾아 앱 내의 스마트키를 이용해 차량의 잠금장치를 열었다. 스마트키로는 차량 문을 열거나 닫고, 비상 깜빡이(방향 지시등)를 켜거나 경적을 울릴 수 있었다.
이용 중 발생한 문제도 스마트키 내에서 접속 가능한 고객센터와의 연결을 통해 빠르게 해결됐다. 이용 중 차량 문을 열고 닫는 문제를 문의하기 위해 고객센터에 한 차례의 게시판 문의와 두 차례의 통화를 했다. 밤 9시가 넘은 시간에도 문의에 대한 답변은 5분을 채 넘지 않았다. 고객센터에서는 원격 조정을 통해 차량의 문제에 즉각적으로 대응했다.
회사원 이보은 씨(29)는 "야근이나 회식으로 귀가가 늦어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어려울 때 종종 카셰어링 서비스를 이용한다"며 "승차 거부나 길 돌아가기 등 택시 ?탈 때마다 받는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는데 스마트폰만 있으면 바로 대여 차량을 찾고 이용할 수 있는 카셰어링이 이런 문제를 해결해준다"고 말했다.
◆ 편도서비스 약 1시간 이용 가격은 2만5000원
아직 대중화 단계 이전이라 아쉬운 점도 있다. 우선 가격이 만만치 않다. 기자는 카셰어링 차량을 빌렸던 장소가 아닌 원하는 곳에 반납할 수 있는 '프리존 편도 반납 서비스'를 이용해 중림동에서 상도동까지 1시간10분가량 10km를 주행했다. 이 경우 총 금액은 기본대여요금 8400원(정가 1만8670원, 현재 진행 중인 이벤트 통해 55% 할인)과 주행요금 1600원(기준주행비 160원/km), 편도요금 1만5000원을 모두 더해 2만5000원이었다. 같은 거리의 택시 요금이 대략 9500원에서 1만원정도 부과된다는 점에서 약 2.5배 비쌌다.
택시 대신 카셰어링을 이용하고자 하는 단거리 고객은 차량을 대여한 장소에 다시 반납하는 왕복 서비스보다는 편도 서비스를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기본대여요금을 상회하는 편도요금은 다소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다. 프리존 편도 반납 서비스의 편도요금은 1만5000원부터다.
그린카 관계자는 "편도 서비스는 초기 단계로 정착 중"라며 "추후 프리존 편도 반납 서비스가 더욱 활성화될 경우 금액 조정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원하는 반납 지역에선 찾기 어려운 주차장
편도 반납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원하는 곳 어디서나 차량을 반납하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주차 시설이 부족한 서울 시내 여건상 원하는 곳에서 주차장을 찾기는 쉽지 않다. 기자 또한 기존에 지정한 반납장소에서는 적합한 주차장을 찾지 못해 결국 도보로 약 20분이 걸리는 그린카 '허브 주차장' 그린존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 허브 주차장은 카셰어링 업체에서 확보한 일종의 공용 주차장으로 차를 대여한 장소와 상관없이 반납할 수 있다.
따라서 편도 서비스의 이점을 살리기 위해선 서비스 이용자를 늘리기에 앞서 카셰어링 업체가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허브 주차장 확충이 필요해 보인다. 그린카 관계자는 "현재 그린카는 그린존 1650개를 보유하고 있다"며 "올 연말까지 1800개 이상 그린존 개수를 확대해 편도 반납을 활성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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