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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유료방송 '빅2'로…IPTV·케이블 '덩치 키우기' 태풍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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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02 0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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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붙은 유료방송 빅뱅 <상> SK텔레콤, CJ헬로비전 인수

    새 동력 찾은 SKT
    케이블 1위 CJ헬로비전 인수
    가입자 기반 대폭 확대…업계 선두 KT 위협도 가능

    거세질 합종연횡
    가입자 유치경쟁 불리해진 중소 케이블TV 사업자 중심
    M&A 등 새판짜기 이어질 듯



    [ 김태훈 기자 ] 이동통신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이 케이블TV 업계 1위인 CJ헬로비전을 인수한다. 유료방송 시장의 경쟁 구도를 KT와 SK의 2강 체제로 바꿔놓을 파급력 있는 인수합병(M&A)이다. 경쟁에서 도태되지 않으려는 경쟁업체들의 후속 합종연횡이 잇따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여기를 누르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SK텔레콤은 2일 이사회를 열고 CJ헬로비전을 인수하기로 의결했다. CJ오쇼핑이 보유한 CJ헬로비전 지분 30%를 5000억원에 인수하고, 나머지 지분(23.9%)에 대해서는 향후 양사 간 주식매수 및 매도 옵션을 통해 약 5000억원에 추가로 사고팔 수 있도록 했다. 내년 초 인터넷TV(IPTV) 사업을 맡은 자회사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 간 擥뉘?추진한다. 내년 4월께 모든 절차가 마무리되면 SK텔레콤은 합병법인 지분 75.3%, CJ오쇼핑은 8.4%를 갖게 된다.

    무선 이어 유료방송 1위 노리는 SKT

    SK텔레콤은 그동안 과감한 M&A를 통해 통신 시장에서 성장의 변곡점을 마련했다. 1994년에는 한국이동통신을 인수하며 통신 시장에 첫 진입했고 2002년 신세기통신, 2008년 하나로텔레콤 등을 사들이며 유·무선 통신 시장에서 입지를 키웠다.

    이번 CJ헬로비전 인수는 유료방송을 포함한 미디어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선택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넷플릭스 등 인터넷 스트리밍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는 미국에서는 이미 빅4 체제로 유료방송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며 “네트워크, 콘텐츠 분야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CJ헬로비전 인수는 선택이 아닌 필수였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수로 SK텔레콤은 유료방송 가입자를 730만명으로 늘리며 업계 선두 KT(812만명)를 위협할 수 있는 위치로 올라섰다. 초고속인터넷, 알뜰폰 분야에서도 각각 88만명, 87만명의 가입자를 끌어들이게 됐다.

    단순히 외형만 키우는 게 아니다. KT에 밀렸던 부산, 강원 등지에서 가입자 기반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 CJ헬로비전이 강세를 보여온 이 지역에서 케이블방송과 이동전화, 초고속인터넷 등을 묶은 다양한 결합상품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유료방송 시장 격랑 속으로

    이번 인수로 유료방송 선·후발업체 간 가입자 격차가 크게 벌어지게 됐다. 3위 티브로드(328만명), 5위 LG유플러스(210만명)가 2위 SK 가입자 규모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투자여력, 콘텐츠 협상력 등에서 차이가 벌어진 후발업체들이 생존을 위해 M&A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매수자로 나설 유력 후보로는 LG유플러스가 꼽힌다. 유·무선 통신 시장에서 SK텔레콤, KT에 밀리는 ‘만년 3위’인 데다 유료방송 시장에서도 입지가 좁아져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케이블TV 진영이 느끼는 위기감은 더 크다. 그동안 IPTV 서비스와 대척점에서 가입자 유치 경쟁을 펼쳤는데 업계 1위가 통신업체에 인수되면서 케이블TV 시장이 지속 성장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한 가격은 1조원. 매물로 나와 있는 씨앤앰(가입자 238만명) 매각 희망 가격(2조원)의 절반가량인 것도 케이블TV업계에는 충격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케이블TV업체 관계자는 “수년 전까지 케이블TV M&A 시장에선 가입자당 150만원의 가격이 형성됐지만 CJ의 매각 가격은 5분의 1에도 못 미치는 금액”이라며 “케이블TV 시장의 거품을 줄여 후속 M&A가 늘어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다른 관계자는 “상당수 케이블TV업체가 M&A를 통해 덩치를 키우거나 매각하는 선택지 사이에서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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