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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 등 국내 유통사, 토종 먹거리 브랜드 매장 잇따라 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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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농업 새로운 미래를 열다

진도 발효식초·강진 토하젓…
지역상품 명품화 앞장
고속도 휴게소 '로컬푸드' 매장도



[ 고은이 기자 ]
진도 발효식초, 강진 토하젓, 진주 앉은뱅이 밀…. 현대백화점이 ‘명인명촌’ 브랜드를 통해 발굴한 토종 먹거리다. 국내 유통기업들이 우리 먹거리를 이용한 브랜드와 매장을 잇따라 열고 있다. 유통산업과 농업간 상생 협력 모델이다.

○삼고초려로 브랜드화

명인명촌은 현대백화점이 전국 방방곡곡의 먹거리와 명인(名人)을 찾아 그 가치와 이야기를 상품으로 만든 프리미엄 브랜드다. 장인을 모시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삼고초려를 하는 일이 다반사였다.

진도에서 발효식초를 만드는 김순양 장인도 마찬가지였다. 김 장인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발효 전문가로 20여년 동안 식초를 천연 방식으로 제조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이 명인명촌 브랜드를 위해 여러 차례 찾았지만 김 장인은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명인으로 대우받는 것을 거절했다. 네 번이나 재방문을 한 뒤에야 가까스로 허락을 받아내는 데 성공했다. 명인명촌 브랜드가 생긴 후 7년 옛?이렇게 전국 32곳 지역에서 62명의 명인을 발굴했다. 명인에겐 600만원 상당의 장인 명판과 백화점 전용 매장 인테리어비, 상품 마케팅과 식품 위생 컨설팅 등을 지원한다.

현대백화점이 이토록 고집스럽게 장인들을 발굴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역 상품을 명품화해 가치를 확대하면서 지역 생산자와 상생하기 위해서다. 지역 농가는 판로를 개척하고 농가 소득을 늘릴 수 있다. 현대백화점은 새로운 상품군을 보강하고 고객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 명인명촌 브랜드 매출은 2009년 4억원에서 올해 70억원으로 불었다.

○‘휴게소 시장’ 매출 3배 늘어

경기 안성의 고속도로 휴게소 입구(서울 방향)엔 특별한 공간이 있다. 안성 농가의 농산물을 판매하는 로컬푸드 매장이다. 일명 ‘휴게소 시장’이라고 불린다. 이전에는 다른 지역의 상품도 판매했지만 2012년부터 로컬 매장으로 체제를 전환했다. 소비자 반응은 폭발적이다. 2012년 이전에는 매출이 평균 1억8000만~2억원 수준이었지만 2013년엔 5억7000만원, 2014년엔 6억원으로 급증했다. 소비자들의 입소문을 타고 믿을 만한 농산물을 구매할 수 있는 휴게소로 알려진 덕분이다.

휴게소 시장은 안성 휴게소 운영업체인 영풍에서 휴게소 내 식당의 재료를 안성 농가들의 농산물로 대체하기로 하면서 시작됐다. 유통비용을 줄이고 농업과 기업의 상생협력 방안을 고민하던 (주)영풍은 한국도로공사에 “휴게소 입구에 로컬푸드 매장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한국도로공사는 휴게소 입구에 건물을 설치하고 로컬푸드 매장을 설치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영풍은 안성시와 협력하며 안성 농가들에 판매처를 제공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농협은 안성시 내 농가들을 선정해 농산물 판매를 활성화했다. 안성시는 로컬푸드 매장의 전체적인 관리를 지원한다. 철저한 품질 관리는 기본이다. 쌀, 한우, 배, 포도, 인삼에는 ‘안성마춤’ 브랜드가 표시된다. 가격은 처음 정해진 단가 그대로 판매한다. ‘3진아웃제’를 실시해 소비자가 같은 이유로 3회 이상 불만을 제기하면 그 농가는 시장에 납품할 수 없다.

○로컬푸드로 마을 홍보

지난 7월엔 경남 창녕군이 중부내륙고속도로의 영산휴게소를 운영하는 풀무원과 손을 잡았다. 영산휴게소 내에 창녕로컬푸드 매장을 설치했다. 창녕군에서 재배되는 양파와 마늘을 주력 상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창녕군의 양파와 마늘, 산토끼 마을을 홍보하기 위해서다.

로컬푸드 매장에선 창녕군 내 50여 농가에서 직접 생산한 양파·마늘과 남지땅콩 등 지역 농산물과 양파즙·감식초·장류·장아찌류 등의 가공식품을 중간유통과정 없이 저렴하게 살 수 있다. 주변 관광지 안내벽면을 설치해놔 지역관광 정보도 얻을 수 있다. 로컬푸드매장의 농산물은 영농조합법인 창녕로컬푸드에서 품질 관리를 하고, 매장에는 한 품목당 하나의 농가 상품만을 허용한다. 휴게소 내 식당에서는 창녕 농가에서 재배하는 마늘과 양파를 이용한 음식만을 판매하고 있다.

창녕군은 현풍휴게소, 성주휴게소 등 다른 고속도로 휴게소와도 협약을 맺고 상설 판매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 한국도로공사와 함께 영산휴게소 주차장 건물 옆에 테마공원 형태의 로컬푸드 매장 또한 조성하기로 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惻??9월 ‘농식품상생협력 추진본부’를 설치해 이 같은 농업계과 기업, 지자체의 협약 체결을 지원하고 있다. 농업과 기업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상생 모델을 발굴하는 것이 주요 역할이다. 상생협력은 원료 구매에서부터 수출 협력, 공동 출자, 기업의 사회공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진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농업과 기업의 상생협력 성공 사례들이 더욱 확산될 수 있도록 정부도 다양하고 실효성있는 제도적 지원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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