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희진 기자 ]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던 10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예상대로 동결됐다. 시장은 일단 한시름 놓으며 안도하는 분위기이지만, 앞으로 남아있는 증시 변수에도 촉각을 세우는 모습이다.
29일 오전 11시10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4.44포인(0.22%) 오른 2046.95를 기록 중이다.
이날 코스피는 미국 기준금리 동결 소식에 힘입어 사흘 만에 상승 출발했다. 대규모 주주환원책을 발표한 삼성전자도 가세해 증시 분위기를 바꾼 덕분에 지수는 장 중 2060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한 코스피는 현재 2040선 초반에서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FOMC 이벤트를 넘긴 코스피의 추세적 상승을 점치는 증권업계의 목소리는 높지 않다. 증시의 변동성을 키울 추가 변수들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한국시간으로 이날 오후 발표되는 미국 3분기 국내총생산(GDP)가 당장 지수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가에서는 미국 3분기 GDP 성장율이 1%대에 그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김진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GDP 성장률은 올 3분기 1.5%로 크게 부진할 것"이라며 "미국 GDP 결과와 부채한도 협상 난항 등이 투자심리의 굴곡을 만들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GDP 성장률은 경기 회복이 시작된 2009년 중반 이후 2%대를 간신히 넘긴 수준이었다. 지난 2분기에는 3.9%에 달해 '깜짝 성장'을 나타냈지만 올 3분기 다시 성장세가 크게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번 FOMC 성명서에서 12월 금리 인상에 대한 Fed의 강한 의지가 확인된 만큼 국내 증시에서는 달러화 강세도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Fed가 성명서에서 기준 금리 인상 시점과 관련해 '다음 회의'를 명시한 것은 7년 만에 처음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반적으로 미국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은 변하지 않았다"며 "특히 펀더멘털(기초체력) 둔화에도 12월 인상에 대한 강한 의지가 다시 표현된 만큼 달러화 강세는 불가피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 연구원도 "외국인 투자자들을 유인할 수 있는 추가적인 원화강세 요인이 제한적인 상황에 놓여있어 글로벌 유동성 수혜를 기대하기는 시기상조로 보여진다"며 "특히 최근 증시 상승을 견인해 온 경기민감주의 경우 급격한 원화강세의 진정과 차익매물 출회로 변동성 확대가 불
가피할 것"으로 판단했다.
특히 최근 원·달러 환율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외국인의 매매 특성을 감안하면 코스피와 대형주의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반면 중소형주의 경우 순환매 차원에서 단기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고점 대비 충분한 조정을 받았고 일시적 수급 쏠림이 나타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임상국 현대증권 연구원은 "연말 전반기에는 코스닥 중심의 중소형주, 중·하반기에는 코스피 위주의 대형주인 '전닥후피' 전략이 유효해 보인다"며 "실적호전주와 배당관련주, 이슈·수급 등 일부 모멘텀(상승동력) 관련주를 관심에 둘 것"을 제안했다.
관심 종목으로는 삼성SDI LG화학 KT&G SK이노베이션 삼양홀딩스 한미약품 한올바이오파마 롯데제과 텔코웨어 셀트리온 에이치엘비 에스엠 등을 꼽았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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