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최근 들어 같은 지역을 같은 날 방문하는 일정이 연거푸 일어나고 있다.
문 대표와 안 전 대표는 지난 23일 각각 부산을 찾은 데 이어 26일에는 전남 여수를 동시에 개별적으로 방문한다.
정치인의 지역 방문이야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잠재적 대권주자로서 협력보다는 경쟁이 부각돼온 두 사람이 공교롭게도 같은 날 같은 지역을 잇따라 찾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문 대표의 일정은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여론 확산과 민생 행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문 대표는 이날 당의 텃밭인 호남을 찾아 국정화 반대 대국민 서명운동을 벌이는 등 호남권역의 반대 여론 확산에 시동을 거는 한편 이곳에서 열리는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에서 강연한다.
문 대표는 지난 23일 민생 행보 차원에서 부산시와 예산정책협의회를 위해 부산을 방문했다.
반면에 안 전 대표는 당 혁신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안 전 대표는 문 대표가 부산을 찾은 23일 새정치연합의 내년 총선 영입 대상으로 떠오른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을 만난 데 이어 부산대 양산캠퍼스에서 의과대 초청으로 특강을 했다.
'호남의 사위'인 안 전 대표는 26일 장인 기일을 맞아 여수를 방문, 여수시장 및 지역인사들을 면담한다.
안 전 대표 측은 "지 す館?청취하고 안 전 대표의 당 혁신 구상을 설명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표측에선 그러나 안 전 대표의 지역행이 편치 않아 보인다.
안 전 대표가 그동안 문 대표 주도로 이뤄진 당 혁신작업에 대해 "실패했다"며 강도높게 비판해 왔다는 점에서 안 전 대표의 혁신 행보가 문 대표를 견제하는 의미로 비쳐질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날 문 대표의 여수 방문은 '호남 민심이반론'이 꾸준히 제기되는 가운데 역사 교과서 국정화 문제가 불거진 후 처음으로 호남을 방문하는 자리다.
안 전 대표의 호남 방문으로 자칫 이 지역에서 '반(反) 문재인 정서'가 확산하는 것은 아닌지 문 대표측으로선 부담을 갖지 않을 수 없다는 관측이다.
안 전 대표 측은 "우연의 일치로 문 대표와 방문지역이 겹치는 것일 뿐, 문 대표를 의식한 것은 전혀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해명에도 문 대표 측은 "지금은 국정화 저지에 힘을 모을 때 아닌가 싶다"면서 "안 전 대표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며 에둘러 불만을 표시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한경닷컴 바로가기] [스내커] [슈퍼개미] [한경+ 구독신청]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