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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z칼럼] 개도국 마이크로그리드 금맥을 뚫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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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태지역 소규모 전력망 수요 급증
2020년 글로벌 시장 58조원 추산
지역특화 사업모델로 시장 선점을"

구자균 < 한국스마트그리드협회장·LS산전 회장 >



개발도상국 전력 인프라 문제의 대안으로 마이크로그리드가 급부상하고 있다. 경제 성장으로 인해 급증하는 전력 수요를 해소하고 효율적인 전력망 구축에 필요한 비용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올 2분기 기준 세계적으로 설치, 운영되고 있는 마이크로그리드 전체 용량은 1만2031메가와트(MW) 규모다. 지난해 2분기(4393MW)에 비해 3배 가까이로 증가한 수치다. 지역적으로는 아시아 태평양지역 시장이 가장 빠르게 커지고 있다. 중국 인도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지역에 거주하는 4억2000만명 가운데 7000만명이 전기를 공급받지 못할 정도로 ‘에너지 양극화’에 시달리고 있으나, 15년 안에 에너지 수요는 2배 이상 증가할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어 마이크로그리드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이다.

인도의 경우 시골 지역의 전력수급률이 매우 낮아 정부가 신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전력수급정책을 펼치고 있다. 2022년까지 100기가와트(GW)의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 목표, 1MW 이하 소규모 발전에 대한 규제 폐지 등 마이크로그리드 시장을 확대하기 위한 정부 노력이 돋보인다. 이 같은 노력을 통해 인도는 2017년까지 아·태지역의 마이크로그리드 시장 선도 국가로 급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필리핀은 7000여개 섬으로 이뤄져 있다는 지리적 특성상 도서지역의 마이크로그리드 수요가 매우 높다. 필리핀 에너지부는 지속가능한 에너지 로드맵을 통해 앞으로 10년 내 100% 신재생에너지 달성 목표를 내세웠다. 말레이시아는 아·태지역에서도 전력수급률이 월등히 높고, 정보기술(IT) 인프라 및 정보통신기술(ICT) 수준이 높아 마이크로그리드 시장 전망이 가장 밝은 것으로 꼽힌다. 말레이시아는 202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목표 설치 용량을 3GW로 하고 있으며, 태양광 발전 확산을 위해 발전차액지원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에너지 전문 리서치 기업 내비건트 리서치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마이크로그리드 시장은 2020년까지 약 58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만 놓고 봤을 때 지금 당장 필요한 인프라 구축 비용은 약 8조2000억달러며, 이 가운데 에너지 분야에만 4조달러 이상이 투입돼야 할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들이 마이크로그리드 기술 개발과 실증운영에 뛰어들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국 역시 제주도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에 이어 가파도, 마라도, 울릉도 등지에서 마이크로그리드 실증사업을 벌이는 등 국내는 물론 세계 마이크로그리드 시장 진출을 통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마이크로그리드 시장 선점을 위해서는 기술개발은 기본이고, 지역별 특화된 비즈니스 모델을 우선적으로 개발해야 한다. 아시아 시장 진출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은 민관협력(public-private partnership), 스케일업(scale up), 국제기금 활용 등 다양하지만, 개발도상국별 상황과 특색을 고려하는 것은 물론 현지 정부 및 민간 사업자 간 원활한 공조가 가능한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올해로 6회째를 맞은 ‘한국 스마트그리드 주간’이 지난 20일부터 진행되고 있다.

마지막 날인 22일에 열리는 국제마이크로그리드 콘퍼런스에서는 세계 에너지 산업계가 주목하는 개도국 마이크로그리드의 비즈니스 모델이 논의된다. 이번 콘퍼런스를 통해 인도,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앞으로 성장이 기대되는 유망국가를 중심으로 기술 현황과 진입 전략 등을 도출해 한국이 세계 마이크로그리드 시장을 선도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구자균 < 한국스마트그리드협회장·LS산전 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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