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성장동력 최대 성과…매출 급증 기대
"전기차 전부품 원스톱 구매 가능한 곳은 LG뿐"
미국·중국·인도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도 부품 납품
LG전자·화학·이노텍 수주잔액 10조원 넘어서
[ 남윤선 기자 ] LG전자 주가는 21일 14.41% 뛰었다. 제너럴모터스(GM)의 차세대 전기차인 ‘쉐보레 볼트EV’에 구동모터 등 핵심부품 11가지를 공급하기로 한다는 소식에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 LG전자의 기존 사업은 정체 상태였다. 주가도 힘을 쓰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GM에 부품을 공급하는 것을 계기로 전기차 시장의 강자로 떠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주가를 밀어올렸다.
업계에서는 순수 전기차에서 구동모터와 배터리가 차지하는 가격 비중이 절반을 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전기차 보급이 늘어나면 LG 매출도 덩달아 증가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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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부품은 차세대 성장동력
LG전자가 내년부터 양산될 쉐보레 볼트EV에 납품하기로 한 부품은 구동모터, 인버터, 차내충전기, 전동컴프레셔, 배터리팩, 전력분배모듈, 배터리히터, DC-DC컨버터, 급속충전통신모듈, 계기판,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 총 11가지다. LG화학은 이와 별도로 배터리를 납품한다. “차를 움직이게 하는 모든 부품과 운전자가 직접 조작하는 편의장치들을 한꺼번에 공급하는 것”이란 게 LG전자의 설명이다.
전기차 시장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올해 세계 시장 규모는 280만대(하이브리드,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순수 전기차 포함) 정도지만, 2020년엔 800만대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은 물론 미국, 중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주요 국가가 모두 자동차 배출 가스 관련 환경 규제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LG그룹은 이 같은 움직임을 기회로 삼기 위해 전기차 부품을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해 왔다. 특히 LG전자는 스마트폰과 TV 등 기존 주력사업이 정체된 상황에서 자동차 부품사업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어왔다.
GM과의 전기차 공동 개발 논의는 2011년부터 시작됐다. 지난 5년간 부품 기술과 안전성에 대한 끊임없는 검증이 이어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이 초기 단계부터 직접 관여하며 계약 성사에 심혈을 기울였다는 후문이다. 구 부회장은 2013년 계열사였던 자동차 설계 회사 V-ENS를 합병하고, 인천에 자동차 부품 공장을 짓는 등 자동차 부품사업에 강한 열의를 보여왔다. 거의 매주 인천 공장을 찾으며 현장을 점검하고 GM 임원들이 한국을 찾으면 직접 만나 현안을 협의했다고 한다.
○“미래 자동차의 핵심부품 개발”
LG그룹에선 LG전자를 비롯해 LG화학, LG이노텍 등이 전기차 부품 사업을 하고 있다. LG전자는 동력모터를 비롯해 차량용 공조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 기존 사업을 차량에 응용한 제품을 내놓고 있다. LG화학은 배터리와 차량에 쓰이는 각종 소재를 생산하고 있다. LG이노텍은 조향장치 등에 쓰이는 모터와 통신모듈 등을 담당한다. 전기차에 쓰이는 거의 모든 부품을 ‘원스톱’으로 공급할 수 있는 곳은 LG가 유일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최근 성과도 잇따라 거두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GM, 폭스바겐과는 전략적 파트너 관계를 맺고 있다. 구글과도 자율주행차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 인도 타타자동차, 중국 지리자동차, 말레이시아 프로톤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도 부품을 납품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약 1조3000억원이었던 LG전자 VC(자동차부품)사업본부 매출이 올해 1조800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수주잔액도 10조원이 넘는다는 게 업계 추산이다.
이우종 LG전자 VC사업본부장(사장)은 “GM의 전기차 개발 파트너로 선정된 것을 계기로 미래 자동차의 핵심부품 개발사로 발돋움하겠다”고 강조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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