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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핍이 과학강국 이스라엘 만든 원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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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필 아쿠니스 이스라엘 과학기술우주항공부 장관

세계과학기술포럼 참석차 방한
물 부족 해결하려 농업기술 발달
적대국 둘러싸여 항공·우주 투자



[ 나수지 기자 ] 이스라엘의 면적은 경상남·북도를 합친 것보다 조금 작다. 인구는 약 780만명. 서울 인구에도 못 미친다. 바다와 접해 있지만 국토가 대부분 사막이라 가뭄은 고질적인 문제다. 이스라엘의 평년 강수량은 430㎜로 한국의 약 3분의 1에 불과하다. 경제 발전에 유리한 조건은 찾아보기 힘든 나라다.

1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만난 오필 아쿠니스 이스라엘 과학기술우주항공부 장관(사진)은 “이런 ‘결핍’이 과학강국 이스라엘의 원동력”이라고 설명했다. “물이 없었기 때문에 농업 관련 기술이 발달했고, 적대국으로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항공·우주기술이 발달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이날 개막해 오는 23일까지 대전에서 열리는 세계과학기술포럼에 참석하려고 한국을 찾았다. 아쿠니스 장관은 “과학은 군사·안보 분야는 물론 농업 등 경제 전반의 바탕”이라며 “다음달 중순 확정될 예산안에서 과학기술우주항공부 예산을 지난해에 비해 늘리는 등 이스라엘은 과학기술 분야 투자에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은 세계적인 과학강국이다. 우주센터·인공위성·우주발사체 세 가지를 갖춘 ‘스페이스 클럽’에 1988년 세계에서 여덟 번째로 가입했다. 한국은 2013년에 열한 번째로 가입했다. 이스라엘은 인공위성도 17개 갖고 있다. 인공위성으로 19개국 저소득 계층에 인터넷을 접속할 수 있게 하는 페이스북의 ‘인터넷닷오그’ 사업도 이스라엘 인공위성을 사용한다.

아쿠니스 장관은 “이스라엘의 과학 발전은 교육에 꾸준히 투자한 결과”라며 “저소득층 청소년을 대상으로 PC를 제공하는 정책이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 “매년 정부는 1000만세켈(약 30억원)을 투입해 저소득층 청소년에게 PC 사용법 등 기초 정보기술(IT) 교육을 한 뒤 PC와 태블릿PC 중 한 대를 준다”며 “단순한 저소득층 지원책이 아니라 IT 인프라를 확장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도로와 철도가 있어야 관련 산업이 발달하듯 IT 인구가 많아야 IT산업이 발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미 이스라엘과 한국의 관계는 밀접하다”며 양국 협력에도 기대감을 비쳤다. “한국의 대표기업인 삼성은 미국에 이어 이스라엘에 두 번째로 많은 연구개발(R&D)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과 한국 양국이 각각 200만달러를 출자해 R&D에 쓰는 공동기금인 KORIL펀드도 조성했습니다. 이스라엘에 돌아가 한국 정부나 기업과 공조를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방침입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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