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대우조선에 4조 지원
저가 수주 조선사엔 RG지원 과감히 중단
선수금 적게 받는 '헤비테일' 집중 점검
[ 김일규/박동휘 기자 ] 이덕훈 수출입은행장(사진)은 18일 “대우조선해양 추가 지원에 수출입은행도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의 지원만으로는 대우조선 경영정상화가 쉽지 않다는 채권단과 금융당국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와 관련, 금융당국은 산업은행이 검토해온 2조원 규모의 대우조선 자금 수혈 외에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등과 합쳐 2조원을 추가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 행장은 “조선업 경기가 단기간에 살아나기 힘들다”며 “조선업의 근본적인 구조조정을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출입은행의 조선회사에 대한 익스포저(대출 및 보증 등 위험노출액)는 23조원 규모로 전체 금융권 익스포저의 절반에 달한다.
이 행장은 조선회사 부실 문제의 핵심 원인으로 저가 수주 및 과당 경쟁을 지목했다. 2008년 이후 글로벌 선박 수요가 급격히 줄어든 것이 첫 번째 원인이지만, 이런 가운데 제 살 깎아 먹기식 저가 수주를 지속한 것이 문제를 더 키웠다는 것이다. 저가 수주를 막지 못한 수출입은행의 책임도 있다고 밝힌 이 행장은 “저가 수주 현상이 더 심각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수출입은행은 조선사의 선박 수주에 필요한 선수금환급보증(RG) 심사를 대폭 개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가 수주라고 판단되면 과감하게 RG 지원을 거부하겠다는 것이다. RG는 조선사가 제때 선박을 건조·인도하지 못하면 선주로부터 받은 선수금을 은행이 대신 지급하는 제도다.
이 행장은 “그동안 대기업 간판만 보고 RG 지원을 한 경우가 많았다”며 “앞으로 개별 프로젝트에 대한 심사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출입은행 혼자 심사하기 힘든 경우 외부기관의 힘도 적극 빌리기로 했다. 그는 “해양플랜트 등은 은행 인력만으로는 심사에 한계가 있다”며 “세계적인 기술평가기관과 협업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수출입은행은 앞으로 선주가 조선사에 선박을 발주할 때 맺은 계약 조건도 꼼꼼하게 들여다볼 방침이다. 느슨한 계약 탓에 조선사가 책임을 덮어쓰는 사례가 많다는 판단에서다.
이 행장은 “헤비테일(heavy tail) 문제를 집중적으로 볼 것”이라며 “조선업계 스스로 표준 계약서를 제대로 갖추도록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헤비테일은 선주가 조선사에 선수금을 적게 주고 선박을 인도받을 때 잔금의 대부분을 납입하는 계약 방식이다. 조선업계 유동성 위기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 행장은 “조선업은 국내 수출산업 순위 중 4위”라며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통해 조선 경기가 회복할 때까지만 버티면 가장 먼저 일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일규/박동휘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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