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곡동 총기사고 그 이후…
입소 첫날 팀워크 강화 훈련
운동·소통으로 금세 가까워져
사격훈련도 고정된 총기 사용
[ 박상용 기자 ] “팀워크 강화 훈련에서 1등과 2등을 한 팀은 훈련 마지막 날 교육 대신 삼겹살 파티를 하게 됩니다.”
지난 13일 오후 경기 양주시의 한 동원 예비군 훈련장. 교관의 안내 방송이 연병장에 울려퍼지자 예비군들의 ‘삼겹살 파티’ 쟁탈전이 시작됐다. 예비군 10여명씩 팀을 이뤄 단체 줄넘기, 군장 메고 달리기, 눈 가리고 물 따르기, 7인 8각 달리기 등 경기를 치러 순위를 가렸다. 팀별 응원 점수도 평가 대상에 포함돼 20여개 팀의 열띤 응원이 펼쳐졌다. 이날 처음 만난 예비군들은 경기를 하며 농담을 주고받는 등 한층 가까워졌다.
박덕환 예비군 중위(29)는 “작년 예비군 훈련 때는 이런 프로그램이 없었다”며 “군복 입은 것을 빼면 직장에서 운동회를 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예비군 훈련이 바뀌고 있다. 올해 5월 서울 내곡동 예비군 훈련장에서 발생한 총기사고가 계기가 됐다. 육군본부는 현재 일부 예비군 훈련장에서 시범 운영 중인 이 같은 프로그램을 전 예비군 훈련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훈련 첫날 오전 입소식을 마친 예비군은 생활관에서 점심 전까지 자기소개 시간을 보냈다. 자기소개는 중대장 예비군의 진행으로 같은 생활관 예비군끼리 한 명씩 돌아가며 자율적으로 이뤄졌다. 변대준 예비군 병장(26)은 “작년에는 첫째날 자기소개 없이 사격훈련을 했다”며 “각자 소개를 하다보니 같은 동네 사는 사람도 만나는 등 서로 알게 돼 좋았다”고 말했다.
사격훈련 방식도 바뀌었다. 예비군은 각 사로에 고정돼 있는 총기로 사격했다. 총기사고 발생 이전에는 각자에게 지급된 총기로 사격하는 방식이었다. 12개 각 사로에는 현역병 조교 1명씩 부사수로 배치됐다. 내곡동 총기사고 훈련장에는 20개 사로가 있었지만 직접 통제하는 인원은 현역병 6명에 불과했다. 한 교관은 “총기사고 예방을 위해 총구를 돌릴 수 없도록 자물쇠로 잠가 놓은 총으로 사격을 하도록 했다”며 “탄알 관리에도 실수가 없게 하기 위해 개인에게 9발씩 지급하던 것을 10발로 바꿨다”고 설명했다. 탄알을 10발씩 묶음으로 관리하면 탄알 지급과 탄피 확인 등이 수월하다는 것이다.
팀워크 강화 프로그램을 담당한 조승현 훈련과장은 “예비군끼리 서로 소개하고 팀 스포츠 경쟁을 하면서 예전보다 빨리 가까워지는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 같은 예비군 훈련 변화가 실제 전투력 유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비판도 나온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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