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리면 부품 공급 중단 방침에
PEF "가치 떨어져 누가 사겠나…실사에 비협조적 매각 방해"
두산 "비밀 노출…과도한 요구"
[ 고경봉 기자 ] ▶마켓인사이트 10월15일 오후 3시29분
두산인프라코어 중국법인(두산인프라코어차이나·DICC) 매각 과정에서 1대 주주인 두산인프라코어와 2대 주주인 사모펀드(PEF)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법정다툼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면서 DICC 매각 작업에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1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DICC 2대 주주인 미래에셋자산운용, IMM프라이빗에쿼티, 하나금융투자PE 등은 “두산인프라코어가 DICC의 매각을 방해하고 있다”며 소송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DICC 인수에 관심을 두는 후보가 있지만 두산인프라코어가 협조하지 않아 실사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주장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PEF들이 계약 사항을 벗어난 과도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양측이 가장 첨예하게 대치하는 것은 부품공급 문제다. DICC는 중국 옌타이 생산라인에서 굴삭기를 제조해 중국 시장에 판매한다. 엔진을 포함해 굴삭기 핵심부품 상당수가 한국 두산인프라코어에서 생산된 뒤 반조립 형태로 DICC로 넘어간다. 두산인프라코어가 부품 공급을 중단하면 DICC 가치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두산인프라코어는 DICC가 경쟁회사 등에 매각되면 부품 공급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계약서에 부품 공급 보장을 명시하는 내용이 담겨 있지 않다”며 “게다가 두산인프라코어가 공급하는 부품은 다른 굴삭기 업체에서도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에 부품 공급 업체를 바꾸면 된다”고 말했다. PEF들은 “두산인프라코어가 지분을 동반 매도하기로 한 이상 DICC 가치를 높이기 위해 안정적인 부품 공급을 보장해주는 것은 당연하다”며 “포괄적인 신의 성실의 원칙을 위배하는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DICC 실사 문제를 놓고도 충돌하고 있다. PEF들은 두산인프라코어가 인수후보에 기업정보 제공, 경영진 인터뷰 등을 허용해야 하지만 두산인프라코어가 이에 협조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 측은 “경쟁사에 기업 비밀을 노출시킬 수 없는 만큼 먼저 잠재적 인수자가 누구인지 우리에게 통보해주는 게 순서”라고 말했다.
이들 PEF는 2012년 DICC 지분 20%를 3800억원에 인수했다. 하지만 DICC 실적이 부진해지고 당초 두산인프라코어가 약속했던 기업공개(IPO)가 무산되자 동반매도 청구권을 행사했다. PEF들이 지분을 팔면 두산인프라코어도 나머지 지분 80%를 같이 팔아야 한다는 내용이다. 이에 따라 양측은 지난 5월 UBS를 매각자문사로 선정하고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고경 ?기자 kg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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