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윤선 산업부 기자) 최근 TG앤컴퍼니라는 회사가 기획하고 SK텔레콤이 판매하고 있는 ‘루나’라는 스마트폰이 화제입니다.
중저가폰인데도 금속 소재의 일체형 디자인으로 시장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최소 5만대이상 팔렸다고 하는데요. 이 스마트폰을 만든 ‘폭스콘’이라는 회사가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폭스콘은 어떤 회사가 스마트폰이나 PC의 디자인과 스펙을 정해주면 이를 제조해주는 회사입니다. 그렇다고 완전히 제조만 해주는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업체는 아니고 기획과 설계도 하는 ODM(제조업자생산방식) 업체에 가깝습니다. 폭스콘은 애플의 ‘아이폰’을 제조하는 회사로도 유명한데요. 최근 한 전자업계 고위관계자에게 폭스콘을 가서 직접 본 얘기를 전해들어 소개할까 합니다.
일단 규모에 놀란다고 합니다. 대충 20만~30만명이 근무하는 어마어마한 공장이라고 합니다. 거의 도시 하나 급인데요. 두번째는 속도에 놀란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한국 기업의 경우 한 제품당 담당 CAD(Computer Aided Design) 디자이너가 1명이고 낮에 근무하고 가는데, 폭스콘에서는 CAD 디자이너도 24시간 3교대로 돌린다고 합니다.
좀 더 쉽게 설명하면, 한국에선 자체적으로 디자인을 하고 이를 CAD를 통해 컴퓨터 상의 설계도로 옮기기 때문에 여러명이 나눠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합니다. 하지만 폭스콘은 (그 고위관계자의 말을 빌리면) “대놓고 배끼기 때문에” 여러사람이 돌아가며 CAD 작업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보통 새 스마트폰을 기획하고 설계해서 제조해 내놓는데 1년이 걸리는데 폭스콘은 4개월이면 된다고 합니다. 한국에서는 특허나 여러 법 제도상 따라하고 싶어도 따라할 수 있는 사업모델이 아니라고 합니다.
엄청난 제조 경쟁력이지만, 약점도 있습니다. 워낙 베끼는 제품이 많기 때문인데요. 루나도 아이폰과 워낙 유사해 지적을 받기도 했습니다. 애플이 소송을 안걸어서 망정이지만, 스마트폰 모서리가 둥글다고 삼성을 고발했던 애플이 누구든 걸면 피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래서 미국 통신사들은 폭스콘에서 제조한 제품을 잘 안받으려고 한다고 합니다. 나중에 문제 생길 소지가 많기 때문이지요. 중국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는 샤오미, 화웨이 등이 좀처럼 미국시장을 뚫지 못하는 것도 비슷한 이유라고 하네요. (끝) /inkling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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