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 - 컨소시엄별 비교
I-뱅크, 빅데이터 활용 대출
카카오뱅크, 카톡서 송금·결제
K-뱅크, O2O·중금리
인터파크 컨소시엄 I-뱅크, SKT 등 참여 거대 고객군 확보
카카오 컨소시엄 카카오뱅크, 중국 텐센트 손잡고 해외 공략 계획
KT 컨소시엄 K-뱅크, 중금리 맞춤 대출 시장 개척키로
[ 박한신 기자 ]
카카오, 인터파크, KT 컨소시엄 등 세 곳이 오랜 준비를 거쳐 지난 1일 금융위원회에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국내 첫 인터넷은행을 향한 각축전이 공식화됐다.
인터파크가 주도하는 I-뱅크 컨소시엄엔 인터파크를 중심으로 기업은행 SK텔레콤 NH투자증권 GS홈쇼핑 등 15개사가 참여했다. 카카오뱅크 컨소시엄에는 카카오 국민은행 한국투자금융지주 텐센트 이베이 예스24 등 11개사가 힘을 합쳤다. K-뱅크 컨소시엄은 KT 주도로 우리은행 한화생명 현대증권 GS리테일 등 20개사가 참여하고 있다.
이들 컨소기엄은 공통적으로 “기존 은행과 차별화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은행, 증권사뿐 아니라 정보기술(IT)기업, 유통사, 통신사 등이 컨소시엄에 참여한 만큼 기존 은행과는 다른 혁신적인 금융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위은 이들 중 연내 1~2곳에 예비인가를 내줄 계획이다. 국내 최초 인터넷은행이 될 컨소시엄은 어디가 될까.
인터파크의 I-뱅크 컨소시엄은 디지털라이프 은행을 내세우고 있다. I-뱅크 계좌만 있으면 구매부터 결제까지 원스톱으로 이뤄지도록 디지털생활과 완전히 연결된 서비스를 구축할 계획이다.
인터파크 컨소시엄이 자체적으로 꼽는 강점은 빅데이터다. 전자상거래 업체인 인터파크와 국내 최대 이동통신사 SK텔레콤, 거대 홈쇼핑 업체인 GS홈쇼핑 외에 기업은행 등 컨소시엄 참여사의 고객수를 합치면 2억명(중복 고객 포함)을 웃돌고 이들에 대한 비식별 정보는 엄청난 경쟁력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SK텔레콤이 보유한 통신정보를 통해 통화 장소와 소득 수준의 연관성을 분석하고 이를 대출업무에 활용할 수 있다고 인터파크 컨소시엄을 밝혔다. 고객의 신용정보를 정밀하게 측정할 다양한 수단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카카오가 주도하고 있는 카카오뱅크 컨소시엄은 모바일 은행을 강조하고 있다. 국민 메신저로 자리잡은 카카오톡의 플랫폼에서 바로 송금과 결제가 가능한 ‘손 안의 은행’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예컨대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서는 모임용 계좌와 회계시스템을 만들어 투명하게 공금을 운용할 수도 있고, 대화만으로 송금이 가능하도록 할 수도 있다.
카카오뱅크는 또한 중금리 대출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주주사인 이베이 계열의 옥션과 G마켓이 보유한 상거래 정보와 카카오톡 이용자의 데이터까지 함께 분석하면 10등급이 아니라 100등급 이상의 세분화된 신용정보( 結肉?한국투자금융지주 전무)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옥션과 G마켓의 시장 점유율은 약 65%이며, 카카오톡의 활성이용자 수는 4800만명에 달한다.
해외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다. 막판 컨소시엄에 참여한 중국 텐센트와 손잡고 동남아시아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텐센트는 이미 인터넷전문은행(위뱅크)을 운영 중이어서 노하우를 공유하고 해외에 동반 진출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구상이다.
KT가 주도하는 K-뱅크 컨소시엄은 온·오프라인 연결(O2O)을 내세우고 있다. 주주사인 노틸러스효성의 스마트 자동화기기(ATM)를 KT의 전국 7만여개 공중전화 부스와 1만여 GS25 편의점에 설치하면 어디서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채널 구축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K-뱅크 컨소시엄은 연 10% 정도의 중금리 대출에서 상거래내역 정보 분석을 통해 한발 앞선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주주사로 참여한 KG이니시스, 다날 등 결제대행(PG)사의 가맹점은 약 300만곳으로, 이들 중에는 신용도가 괜찮은데도 저축은행과 대부업 등으로 넘어가 연 30% 이상의 금리를 무는 업체가 많다. K-뱅크 컨소시엄이 거래내역 정보를 제대로 분석해내면 중금리 대출을 제공해 영세 자영업체와 윈윈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 진출 타깃은 인도네시아가 될 전망이다. 주주사 중 인도네시아 공략에 공을 들였던 회사가 많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인도네시아 대형 은행인 소다라은행을 인수한 바 있고, 비씨카드는 인도네시아 국책은행인 만디리은행에 카드 결제처리 시스템 기술을 수출했다. 이미 인도네시아 진출을 위한 교두보가 마련돼 있는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터넷은행 사업권 ?각 컨소시엄이 제출한 비즈니스모델의 혁신성 정도에 따라 갈릴 전망”이라며 “기존 은행과 다른 서비스를 제시해야만 낙점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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