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출판인회의는 뒤늦게 베스트셀러 순위 집계 방식을 개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미 베스트셀러 순위의 권위는 땅에 떨어진지 오래다. 하기야 심심하면 순위 조작 논란이 불거지는 출판업계에서 베스트셀러 순위를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은 없다.
음반업계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최근 한 방송사가 음원사재기 의혹을 제기하면서 순위조작 논란이 수면 위로 급부상했다. 음원사이트 멜론에서 비슷한 패턴의 아이디가 대량으로 발견됐고, 이 중 대부분이 특정 가수의 노래에만 '좋아요'를 눌렀다는 게 이 방송의 요지다. 이어서 주요 기획사에서 음원사재기를 조장하는 브로커의 존재를 폭로하면서 음반업계에는 한바탕 태풍이 휘몰아쳤다.
총공이란 특정 가수를 1위로 만들기 위해 모인 팬들이 특정 시간대에 다수의 아이디를 만들어 인터넷투표를 하거나 스트리밍을 돌리는 행위를 말한다. 좋아하는 오빠들에게 어떻게 해서든 1위를 안겨주고 싶은 팬들의 아가페적인 사랑이 갸륵하긴 하지만, 그 덕분에 음원사이트의 순위는 더 이상 믿을 수 없게 됐다. 더불어 출연하지 않으면 순위선정에서 불이익을 주는 순위방송프로그램도 영 미덥지 못하다.
■ 출판, 음반, 게임… 순위 차트들의 평행이론?
그럼 게임업계는 어떨까? 게임의 메인스트림이 PC에서 모바일로 옮겨오면서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스토어의 게임순위는 게임의 인기를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주요한 지표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매출순위의 경우 반박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절대적이다. 그런데 문제는 매출순위가 아닌 다운로드 횟수로 결정하는 인기순위다.
게임업계 종사자라면 CPI(Cost Per Installation) 마케팅이라는 용어를 한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게임을 다운로드한 사용자에게 일정한 보상을 주어 다운로드 횟수를 늘리는 CPI 마케팅은 한때 거의 모든 모바일 게임사에서 신규게임 론칭때마다 필수적으로 전개했던 마케팅이다. 이 때문에 CPI마케팅을 전문으로 하는 대행사도 엄청나게 많아졌다.
이 CPI마케팅은 무료게임을 다운로드받는 것 자체에는 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점을 이용, 게임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까지 대거 동원해 인기 순위를 올린다. 결과적으로 다운로드 수는 많지만, 마케팅이 끝나면 흔적도 없이 사라질 거품이 된다. 엄밀히 말하면 이것도 순위조작에 포함된다.
신뢰할 수 있는 인기순위 차트가 없다는 것은 참 불행한 일이다. 그리고 이를 타개할 뾰족한 대안이 없다는 사실은 더더욱 불행한 일이다. 한편으로는 "그 순위 누가 믿냐"고 코웃음을 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그 순위의 조그마한 변동에 울고 웃는다. 팩트에 죽고 팩트에 사는 기자들에게는 너무나 씁쓸한 현실이다.
**'서동민 기자의 깨톡'은?
서동민 기자는 게임 최고 커뮤니티 플레이포럼 기자를 거쳐 IT동아에서 2년간 네이버 캐스트 IT 관련 연재를 맡았다. 온라인게임을 비롯한 모바일게임을 지극히 좋아하고, 웅숭깊은 통찰로 리뷰를 비롯한 기사를 찾아낸다.
'서동민 기자의 깨톡'은 깨알 같은 게임 이야기와 깨소금 같은 고소한 뒷이야기를 다루겠다는 한경닷컴 게임톡의 새 칼럼이다. 백민재 취재팀장의 인기 칼럼 '백민재의 노답캐릭'과 함께 게임업계 신선한 자극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p>
서동민 한경닷컴 게임톡 기자 cromdand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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