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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시장 '먹구름' 경보…3년 호황 끝나가는데 인텔·HP까지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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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리포트

2달러까지 떨어진 D램값
스마트폰 둔화에 수요 줄고
업계는 단가 낮추려 증설 경쟁

박성욱 사장 "내년 어렵다"
IT업계 강자 인텔·HP '신메모리'로 도전 나서
삼성·SK하이닉스, 대책 고심



[ 남윤선 기자 ] 한국의 1위 수출품인 메모리반도체 시장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지난 3년간 유례없는 호황을 누렸지만, 올 들어 스마트폰 시장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D램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업체들이 증산 경쟁을 벌이고 있어 가격은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인텔, HP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업계 강자들은 기존 메모리의 단점을 보완한 ‘뉴메모리’ 개발을 시작,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강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D램시장의 불황은 한국 산업계 전체에 적잖은 타격을 줄 수 있어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3중 악재’ 맞은 D램시장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은 14일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한국전자전’에서 기자와 만나 “내년 시장 상황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박 사장은 “공급이 계속 증가하는 상황에서 시장 크기는 오히려 줄고 있다”며 “작년이나 올해처럼 좋지는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시장조사업체들의 전망도 비슷하다. D램익스체인지는 올해 474억달러(약 54조원)였던 D램시장이 내년 386억달러로 20% 가까이 쪼그라들 것으로 예상했다. D램시장은 2013년과 2014년에는 전년 대비 30%씩 성장했다. 하지만 올해는 성장률이 3%대로 급락했고, 내년엔 급기야 마이너스 성장을 할 판이다.

전방산업 부진이 가장 큰 원인이다. PC시장이 줄어들고 있고,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세도 급격히 둔화됐다. 그런데도 D램 업체들은 설비증설 경쟁을 벌이고 있다. 반도체 업계 고위관계자는 “그동안은 미세화를 통해 웨이퍼(반도체를 만드는 원재료인 실리콘 기판) 1장에서 더 많은 반도체를 찍어내는 방식으로 단가를 낮춰왔다”며 “하지만 최근 미세화가 어느 정도 한계에 이르면서 어쩔 수 없이 규모의 경제로 원가를 낮추는 방법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업체 입장에선 시장 상황 악화와 투자비 증가라는 ‘이중 악재’에 빠지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실제 올 들어 D램 값은 폭락하고 있다. 올초 3달러 중반대였던 D램값(DDR3 4Gb 기준)은 지난달 말 2달러까지 떨어졌다.

외부 악재도 있다. 인텔은 마이크론과, HP는 샌디스크와 손잡고 기존 메모리를 대체할 수 있는 ‘신(新)메모리’ 개발에 돌입했다. 데이터를 영구 저장할 수 없는 D램과 속도가 느린 낸드플래시의 약점을 보완한 신 메모리는 기존 메모리 시장을 어느 정도 잠식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 입장에선 새로운 적을 마주하게 되는 셈이다.

이런 상황은 특히 SK하이닉봉?영업이익 하락을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SK하이닉스는 D램 비중이 영업이익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올해 5조8000억원(추정치)에서 내년에 4조원대 후반~5조원대 초반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고급화’로 파고 넘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런 시장상황을 ‘고급화’로 극복한다는 전략이다. 서버용 D램 등 가격이 비싸고 높은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제품 비중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업계에선 서버용 D램시장은 앞으로 5년간 매년 13%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PC용 시장이 매년 20% 이상 줄어드는 것과 상반된다.

다행히 한국 업체들은 서버에서 쓰이는 고부가가치 D램시장에서도 마이크론 등에 앞서 있다. 속도가 빠르고 전력소모가 낮아 서버에 많이 쓰이는 LPDDR4 제품 비중은 내년 삼성이 43%, 하이닉스가 3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지만 마이크론은 28%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고용량인 8Gb 이상 제품의 비중도 삼성과 하이닉스가 내년 60%를 넘을 전망인 반면 마이크론은 20%에 머물 것이라는 게 시장의 예상이다. 이 같은 기술격차를 활용해 현재 삼성-하이닉스-마이크론의 ‘삼국지’ 구도를 내년 이후부터 삼성과 하이닉스 양강체제로 바꿔가겠다는 설명이다. 뉴메모리도 당장 1~2년간은 시장에 큰 위협은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가격이 비싼 데다 아직 D램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뉴메모리는 현재 D램과 낸드처럼 주 기억장치로 쓰이기보다 당분간 ‘보조용’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일산=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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