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름에만 익숙해진 우리, 은퇴자의 조언 귀기울여야
박혜린 < 옴니시스템 대표 ceo@omnisystem.co.kr >
최근 친한 지인과 함께 로버트 드니로와 앤 해서웨이 주연의 영화 ‘인턴’을 봤다. 인터넷 의류 쇼핑몰 기업의 여성 최고경영자(CEO)와 그를 수행하는 70세 인턴사원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었다. 여주인공에게서 내 모습이 겹쳐 보여 감정이입이 됐고, 인턴으로 입사한 노신사 역할을 꽉 찬 연기력으로 훌륭히 소화한 드니로를 보며 눈시울이 붉어졌다. 갈수록 고령화돼가는 사회 구조에서 영화를 통해 은퇴자들이 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해 꼭 보여주고 싶다는 갈망과 메시지를 정말 잘 전달한 것 같았다.‘장도 묵어야 제맛이다’란 속담이 있다. 된장과 간장은 겉으로 봐선 누가 만들든 담그는 방법과 모양은 비슷해 보인다. 하지만 실은 염분과 농도, 숙성 기간에 따라 맛이 크게 달라진다. 특히 숙성을 위해선 온도와 습도, 시간 등 눈으론 가늠하기 어려운 요소들이 첨가된다. 그 때문에 숙성이 잘 될수록 장맛도 좋아지는 것이다.
사람도 세월에 따라 깊이가 달라진다. 한 사람의 경륜과 연륜은 하루아침에 이 店痴?않는다. 맛 좋은 장을 담그기 위해선 오랜 시간에 걸쳐 반복과 연습을 거쳐야 하듯, 사람도 좋은 향이 나는 성숙한 존재가 되기 위해선 오랫동안 경험을 쌓으며 배워야 한다.
우린 매일 공부하고 익혀야 할 것들에 둘러싸여 지낸다. 일어나서 잠드는 시간까지 책과 인터넷 검색 창, 보고서 등 눈이 아플 정도로 많은 자료가 쏟아져 나온다. 그런데 정작 눈으로 본 그 방대한 자료를 과연 제대로 실전에서 익숙하게 쓸 수 있을 정도로 반복하고 연습할 시간이 있을까. 새로운 정보만 받을 뿐 적용 사례는 아주 적은 현실 속에서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 ‘인턴’ 속 여주인공은 창업이란 새로운 도전을 단시간에 성공으로 이끌었다. 남자 주인공은 40년의 경륜과 연륜을 바탕으로 자신의 젊은 상사에게 노하우를 전해주는 노련미와 지위 및 나이에 연연하지 않는 겸손함을 보여줬다. 오늘의 현재를 우리에게 물려준 실버 은퇴자들의 조언이 우리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다. 우린 빠름에만 익숙해져 있으니까. 아직 숙성이란 과정을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은퇴자들의 충고는 탄탄한 기초를 다지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다.
박혜린 < 옴니시스템 대표 ceo@omnisystem.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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