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가 네번 높여 M&A 성사
680억파운드…시장 점유율 30%
[ 박해영 기자 ] 세계 최대 맥주회사인 안호이저부시(AB)인베브가 2위인 사브밀러를 인수한다. AB인베브는 세계에서 팔리는 맥주 3병 중 1병을 제조하는 초대형 회사로 도약한다.
사브밀러는 13일 이사회를 열고 AB인베브가 680억파운드(약 120조444억원)에 사브밀러를 인수하겠다는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했다. 주당 인수가격은 44파운드다. AB인베브가 사브밀러 인수를 추진한다는 보도가 나오기 직전인 지난달 14일 종가보다 약 50% 높은 가격이다. 총 인수가격 680억파운드는 2008년 인베브가 520억달러에 안호이저부시를 사들인 이후 맥주업계 인수합병(M&A)으로는 사상 최고다.
AB인베브는 지난달 주당 38파운드에 사브밀러를 인수하겠다고 처음 제안했다. 이후 사브밀러 주주들이 가격이 너무 낮다며 거절하자 AB인베브는 40파운드, 42.15파운드, 43.50파운드 등 세 차례에 걸쳐 주당 인수가격을 높여왔다. 사브밀러의 주요주주는 필립모리스에서 이름을 바꾼 알트리아그룹과 남미기업 베브코다.
지난해 세계 맥주시장 점유율 20.8%를 차지한 AB인베브는 벨기에와 브라질의 합작회사로 層恙痼缺? 코로나, 호가든, 스텔라 등 유명 맥주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밀러, 포스터스, 그롤쉬 등의 맥주를 팔고 있는 사브밀러는 지난해 9.7%로 2위를 기록했다. 이번 인수로 AB인베브는 점유율 30.5%로 하이네켄(9.1%), 칼스버그(6.1%) 등 경쟁사를 멀찌감치 따돌릴 수 있게 됐다.
1년 이상 사브밀러 인수를 검토해온 AB인베브는 최근 한 달 새 인수가격을 세 차례나 올려가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AB인베브의 주력 시장인 북미와 유럽에서 맥주 수요가 지속적으로 떨어지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이 절실하게 필요했기 때문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출발한 사브밀러는 아프리카와 남미를 비롯한 신흥국 시장에서 강점이 있다. 사브밀러의 매출 중 70%는 신흥국에서, 특히 아프리카에서 40%가량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세계 경기 둔화에 위기를 느낀 AB인베브가 가격을 여러 차례 올려가며 사브밀러 인수를 서둘렀다”고 전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
[한경닷컴 바로가기] [스내커] [슈퍼개미] [한경+ 구독신청]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