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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시간 걸려 면회했던 아들, 밴드로 보니 안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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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욱 선임기자) 부모들이 군에 간 아들을 전화나 편지보다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접촉하는 온라인 소통체계가 새로운 흐름이자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해병대 6여단 6포병대대 2중대 박시홍 병장의 아버지인 박경환 씨는 12일 국방부에서 열린 온라인 소통채널 우수 부대 시상식에 참석, “그간 창원에서 인천까지 5시간, 인천에서 백령도까지 5시간 걸려 면회가기가 너무 힘들었다”며 “아들과 조금이라도 함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배가 뜨지 않도록 폭우가 내리기를 바라기도 했다”며 미소를 지었습니다.

그는 “이렇게 만나기 어려웠던 아들 얼굴을 온라인 소통채널을 통해 자주 볼 수 있으니 매우 안심이 된다”며 부대측에 사의를 표했습니다.

지난해부터 국방부과 각 군이 중·소대급 부대에게 밴드와 카카오그룹, 카페 등 온라인 소통채널을 개설하도록 권장한뒤 지난 7월 설문조사한 결과 부대의 85.7%가 이같은 채널을 운영중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해병대의 경우 밴드 사용비율이 82.5%에 달했고 공군은 63%, 해군은 47.2%입니다.

육군 부대의 밴드는 작년말 2만5천개에 달했으며 계속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지난 6월 육군에서 밴드에 가입한 부모와 가족을 六瓚막?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7%가 “밴드운영후 안심도가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부대 밴드를 주당 방문한 횟수를 살펴보니 5~9회가 전체의 29%를 차지했고 10~14회가 24.5%로 그 뒤를 이었다고 합니다.

국방부는 부대의 각종 소통채널에서 활동하는 부모들로부터 480여개 부대에 대한 6500여건의 추천 글을 받았습니다. 병사들이 온라인을 통해 부모와 수시로 연락하며 단절감을 없애 병영생활에 집중할수 있도록 한 13개 우수 부대를 12일 표창했습니다. 육군에서 ‘21사단 수색대대 1중대 1소대’ 밴드를 운영하는 김경모 소위(25·ROTC 53기)는 이날 한민구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장관표창(최우수)과 함께 상금 100만원을 받았습니다.

김 소위는 1소대 병사와 부모가 가입된 이 밴드에 지난 8월 북한 군의 비무장지대(DMZ)지뢰 도발 직후 장병 안전을 위한 부대 조치를 소개하는 글을 올렸습니다. 부모들은 “소대장님의 글을 보니 안심이 된다”, “장병들이 건강하고 무탈하길(탈이 없기를) 바란다”는 댓글을 달았고요. 김 소위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유행으로 장병의 외출과 휴가가 금지되었을 때도 전염병 대비책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지침을 밝혀 부모들의 불안감을 최소화했다고 합니다.

장병들끼리 한 주간 감사했던 일을 언급하면서 정을 나누는 ’감사나눔운동‘을 밴드와 연계, 관련 영상도 공개했습니다. 부대 회식이나 체육활동, 장병 생일파티 등의 사진도 수시로 게시했고요. 병사들도 일과 이후 병영 PC방인 사이버지식정보방에서 글을 올렸습니다.

진급신고와 포상휴가 수여식, 장병 체력단련 등 부대의 대소사를 항시 게시한 육군 2군지사 601수송대대 2중대 이광재 대위와 매일 아침 좋은 글을 올리고 부모의 질문에 신속히 답변한 해군 1함대 속초함 김경필 주임원사 등에게 참모총장 표장이 돌아갔습니다. 군 부대의 밴드 개설을 지원한 네이버 자회사인 ‘캠프모바일’의 이람 대표와 박종만 대표도 한 장관으로부터 감사장을 받았습니다.

한민구 장관은 시상식에 참석한 장병들의 부모들과 만나 “귀한 아들들을 군에 있는 동안 잘 보살피겠다”며 “타인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병영문화를 만들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한 장관은 “온라인 소통채널을 통해 군에 대한 성원을 보내주시는 부모님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사회와 소통하는 열린 병영을 만들어가기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한 장관을 만난 부모 대표들은 장병들의 소소한 일상까지 모두 알려주는 간부들의 노력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21사단 수색대대 1중대 1소대 김동국 병장의 아버지인 김용하 씨는 ”아들을 군에 보내고나서 가슴이 답답하고 우울한 증상이 있어서 동해바다를 보러 많이 다녔다“며 ”1년 전쯤 부대에서 만든 밴드에 아들이 수시로 올라오고 생일에 미역국을 먹는 등 잘 지내는 모습을 사진으로 확인하게 되면서 이런 증상이 모두 사라졌다“고 고마워했습니다.

11사단 128대대 3중대 김용섭 병장 어머니인 김연례 씨는 “아들의 군입대이후 소식을 알 수 없어 많은 걱정과 불안감이 있었다”며 “밴드를 접하면서 ‘부대 옆으로 이사는 안가도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공군 군수사 종합보급창 403대대 조재민 일병의 아버지인 조진무 씨는 “장병들이 어떤 활동을 하는지 몰랐는데 밴드를 통해 일상을 잘 알 수 있게 되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부대 간부들이 주중 뿐만 아니라 주말에도 주변 나들이나 봉사활동에 나서면서 장병들을 살뜰히 챙기는 모습들을 접하며 감동받았다”며 “집에서 부모도 그렇게 못챙기는데 장병들을 자식처럼 챙기는 간부들의 정성을 체감할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고경국 정책홍보담당관은 “밴드에 가입한 부모님들도 아들이 복무중인 부대에 전입오거나 전역을 앞둔 병사와 그 가족에게 환영의 인사를 전하고 석별의 정을 나누는 등 장병에 못지 않은 전우애를 보였다”고 설명했습니다. 고 담당관은 “부대의 빠른 피드백과 장병들의 모습이 담긴 시각적 콘텐츠가 인기를 끌고 있다”며 “소통채널 활용으로 형성된 부모 간 연대가 아들의 병영사고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덧붙였습니다. (끝) /swch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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