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현동 기자 ]
국내 제지제조업체 1위 한솔제지는 얼마 전부터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에 힘쓰고 있다. 기업의 장기적인 생존 경쟁력을 갖추고, 글로벌 시대에 성장동력을 꾸준히 이어가기 위해서다.
한솔제지는 국내 제지업체 중 유일하게 인쇄용지, 산업용지, 특수지 등으로 구성된 제품군을 구축했다. 갑작스러운 경영 환경 변동에도 쉽게 흔들리지 않는 ‘균형 잡힌’ 사업구조를 갖춘 것이다. 이를 통해 어떤 상황에서든 유동적으로 전략을 세워 대응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실 이 회사는 국내 1위지만 글로벌 업체로 성장하지는 못했다. 작년까지 한솔그룹 지주회사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2009년 이후 13개 주요 계열사에 지원한 금액만 4000억원에 달할 정도다. 하지만 지난 1월 지주사 역할을 내려놨다. 이후 글로벌 제지업체로 도약하기 위한 본격적인 전략을 세웠다.
회사 고위 관계자는 “3000억원 정도인 특수지 매출을 2020년까지 1조원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고부가가치 및 기술집약형 종이소재 사업을 통해서다. 인쇄, 포장 등에 쓰 甄?일반 종이와는 달리 화학, 정보기술(IT) 등 다른 산업분야 소재로 활용할 수 있는 고기능성 종이의 생산을 크게 늘리겠다는 것이다.
지난달에는 나일론 섬유용 프린팅 용지를 출시했다. 나일론 섬유용 프린팅 용지는 일본 제지업체들이 세계 시장의 대부분을 독점할 정도로 기술 장벽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전기 절연용지와 잉크젯 열전사지, 패키징 후가공 관련 특수지, 특수 감열지, 부직포 벽지 등의 다양한 분야에도 진출할 방침이다.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수합병(M&A)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한솔제지는 2013년 유럽 감열지 가공 부문 1위인 덴마크 샤데스를 시작으로 지난해 네덜란드 라벨 가공 1위 업체인 텔롤을 인수했다. 최근에는 유럽 2위 감열지 가공·유통업체인 R+S를 인수해 유럽 감열지 유통·가공시장의 35%를 차지하게 됐다. 샤데스와 R+S의 고객 대부분이 라벨지도 함께 구매하고 있다. 텔롤에서 생산하는 라벨을 두 회사에 판매할 수 있어 이들 회사 간 시너지가 커질 것이란 게 회사 측의 전망이다.
이상훈 한솔제지 대표는 “2020년까지 매출 3조원, 영업이익 3000억원, 매출에서 신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을 30%까지 끌어올리는 비전 달성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M&A에도 적극 뛰어들어 이른 시일 안에 글로벌 제지업체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이현동 기자 gra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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