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선 기자 ] 지난 1월 왕위를 계승한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의 리더십도 흔들리고 있다. 최근엔 왕실 관계자들이 ‘궁정 쿠데타’를 꾀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사우디 왕자가 살만 국왕의 교체를 요구하는 서한을 왕실 내부와 영국 일간 가디언에 배포한 데 이어 또 다른 왕자가 이 서한의 내용을 지지하는 서한을 같은 방식으로 배포하면서 사우드 왕가의 알력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치매 증상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살만 국왕의 건강문제도 왕실 내부 갈등의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
사우드 왕가는 그동안에도 내부 권력다툼이 끊이지 않았다. 1932년 즉위한 압둘아지즈 이븐 사우드 초대국왕은 아들만 40여명을 뒀다. 현재 7대인 살만 국왕까지 이븐 사우드 초대국왕의 아들들이 ‘형제상속’으로 왕위를 계승해왔다. 왕실 내 갈등 속에서 1975년 3대 파이살 국왕은 조카에게 암살되기도 했다.
보수적인 왕가의 통치방식에 대한 사우디 국민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사우드 왕가는 보수적 이슬람원리인 ‘와하비즘’을 내세워 사우디를 통치해왔다. 와하비즘은 이븐 압둘 와하브라는 이슬람 율법학자가 정립한 이슬람 근본주의 교파의 하나로 엄격한 규율을 중시하는 수니파 이슬람 근본주의를 가리킨다.
사우디에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淪?정부 비판이 엄격히 금지돼 있으며 단체 설립도 쉽지 않다.
살만 국왕이 올초 왕위를 승계하면서 공무원과 연금생활자들에게 선심성 보너스를 지급해 재정위기를 악화시켰다는 비판도 커지고 있다. 가디언은 “살만 국왕이 지난 1월 연금생활자 등에게 두 달치 봉급을 지급하면서 지난 2월과 3월의 외환보유액이 5%(360억달러)가량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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