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프리즘
[ 윤아영 기자 ] “사랑은 은하수 다방 문 앞에서 만나 홍차와 냉커피를 마시며 매일 똑같은 노래를 듣다가 온다네.”
가수 10㎝의 노래 ‘사랑은 은하수 다방에서’로 유명했던 서울 서교동 홍대 은하수 다방이 비싼 임대료를 이기지 못하고 지난달 말 문을 닫았다.
은하수 다방은 커피 한 잔을 시키면 몇 시간이고 앉아 있을 수 있어 가난한 홍대 밴드들이 즐겨 찾는 명소였다. 10㎝도 유명해지기 전 은하수 다방에서 하루 종일 머무르며 곡을 만들었다고 알려져 있다. 10㎝의 노래로 유명해지면서 홍대 ‘핫 플레이스’ 중 하나로 부상했다. 그러나 8년간 네 배 가까이 상승한 임대료를 감당하지는 못했다.
외국 관광객과 젊은 층 등으로 유동인구가 많은 홍대 상권에서 잘나가던 가게들이 임대료 때문에 문을 닫는 사례가 잦아지고 있다. 이들이 떠난 자리에는 대형 프랜차이즈가 들어서고 있다. 2012년 홍대에서 30년간 영업했던 리치몬드 과자점이 임대료 부담으로 폐점한 뒤 대기업 계열 커피숍인 엔제리너스가 입점했다. 중국인 관광객을 겨냥해 아예 건물 한 동에 통째로 대형 패스트패션 브랜드인 H&M, 에잇세컨즈, 자라 등이 입점하기도 한다.
프랜차이즈 업체 입점은 홍대 핵심 상권에서 점점 확장돼 인근 합정역과 상수동까지 넓어지고 있다. 작은 매장마다 개성 있는 콘셉트의 옷가게와 액세서리숍, 카페 등이 즐비하던 상수동길에 대형 바닐라코 화장품 매장이 들어섰다. 극동방송국 근처에도 화장품 전문점인 잇츠스킨 매장이 문을 열었다. 아기자기한 음식점보다는 기존 건물을 헐어내고 크게 짓는 프랜차이즈 음식점들이 곳곳에 보이면서 지나친 상업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상수동의 한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최근 1~2년 사이 합정동과 상수동의 상가 매매가와 임대료가 두 배가량 뛰었다”며 “높은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한 영세 가게들이 문을 닫고 대기업 매장이 들어서면서 독특했던 동네 분위기가 사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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