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창립 70년 만에 대형 부패사건 터져
반 총장 리더십 영향 주목
[ 뉴욕=이심기 기자 ]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존 애시 전 유엔총회 의장의 뇌물수수 의혹이라는 악재를 만났다. 이번 스캔들이 유엔 창설 70주년 이래 보기 드문 부패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반 총장의 이미지와 향후 행보에도 부담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유엔은 8일(현지시간) 애시 전 의장의 비리 사건을 자체 조사하기로 했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그는 2013~2014년 의장으로 활동하면서 마카오의 부동산 개발업자를 포함한 중국 기업인들로부터 130만달러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미국 검찰에 의해 기소됐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이날 “유엔과 관련한 부패는 어떤 이유에서라도 묵과할 수 없다는 게 반 총장의 생각”이라며 이번 조사가 반 총장의 직접 지시에 따른 것임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유엔 내부감찰실(OIOS)이 감사를 하게 된다”며 “오늘 밝힌 것은 첫 조치”라고 강조해 조사를 확대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유엔 주변에서는 그러나 검찰 조사가 애시 전 의장에게 돈이 전달된 경로로 지목되는 유엔 기구까지 이어지면서 유엔의 도 梔봇?큰 타격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더구나 유엔이 이번 사건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 것은 물론 자체 조사도 미국 검찰의 기소 후 외부의 비난여론에 떠밀려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 때문에 취임 이후 유엔 개혁을 이끌며 세계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고 있는 반 총장의 노력이 평가절하되는 등 이번 사건이 반 총장에게도 부담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유엔 측은 그러나 이번 사건이 유엔 사무총장의 책임과는 별개라며 선을 긋고 있다. 유엔총회 의장은 반 총장이 관할하는 유엔 사무처 공식기구가 아니라 193개 회원국 대표가 돌아가며 맡는 자리라는 것. 유엔 관계자는 “유엔총회 의장은 사무총장의 권한 밖에 있는 자리로 이번 비리 스캔들을 반 총장의 책임과 연관 짓는 것은 무리”라는 반론을 제기했다.
유엔본부(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
[한경닷컴 바로가기] [스내커] [슈퍼개미] [한경+ 구독신청]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