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13 총선에 적용할 선거구 획정안의 국회 제출시한(10월 13일)이 나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과거의 악습이 되풀이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독립기구인 선거구획정위가 획정 작업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는 지역구 숫자조차 확정하지 못한 채 최종 결론 도출에 난항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여야의 정쟁에 휘둘려 선거에 임박해서야 '막판 졸속 타협'으로 선거구를 획정하던 폐단을 차단한다는 취지에서 '선거 사상 첫 독립기구'로 출범한 획정위가 결국 한계를 드러낸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획정위는 9일 무려 11시간 20분간의 마라톤 회의를 마친 뒤 내놓은 보도자료에서 지역구 숫자와 권역별 의석배분 문제, 농어촌 지역 배려를 위한 방안의 하나로 거론되는 자치 구·시·군 일부 분할 여부 등을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고 밝혔다.
지역구 수는 현행 246석 유지로 사실상 확정됐지만, 권역별 의석 배분이 워낙 정치권에서 민감한 문제인데다 현행법상 자치 구·시·군 분할 금지 원칙의 예외를 적용하는 것을 놓고 '게리맨더링'(자의적 선거구획정)이라는 비판 여론이 강하게 일고 있어 획정위원들의 찬반이 팽팽하게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구역·경계 조정 등 세부 획정 작업을 ㎸漫??적어도 닷새의 기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획정위가 국회에 획정안을 제출해야 하는 법정시한을 지키려면 전날까지 지역구 수를 확정해야 했으나 결국 불발로 끝난 셈이라고 획정위 관계자들은 전했다.
이번 회의에서 또다시 결론을 내지 못하면서 독립기구 지위로 최초로 출범한 획정위가 첫출발부터 법정시한을 무시하는 선례를 남길 가능성이 커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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