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환율위험 충분히 설명했는지 점검"
불완전판매 드러나면 제재
투자자 손배소 가능성도
투자자 손배소 가능성도
[ 이유정 기자 ] 금융당국이 2011년 이후 ‘고금리 재테크 상품’으로 인기를 끌었던 브라질채권을 판매한 증권사에 대해 불완전판매 여부를 점검하고 나섰다. 브라질 헤알화 가치가 폭락해 투자자의 잠재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남에 따라 판매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 조사하기로 한 것이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브라질채권을 중개하거나 신탁으로 판매했던 증권사들에 불완전판매 여부를 자체 점검해 결과를 제출하도록 통보했다. 고객별 만기 도래 현황과 투자 손실 가능성도 파악해 보고하도록 했다. 금감원은 각 증권사의 자체 점검 결과를 검토한 뒤 불완전판매 소지가 있는 회사를 선별해 이르면 이달 검사할 계획이다.
해외 채권은 금감원에 판매를 위한 증권신고서를 내지 않기 때문에 증권사는 단순 중개 역할만 해야 한다. 하지만 짧은 기간에 수조원어치가 팔려나가는 과정에서 판매 권유 행위가 있었을 수 있다는 게 금감원 판단이다.
브라질채권은 연 10%에 달하는 고금리 매력과 브라질 경제에 대한 장밋빛 전망 등으로 2011년 이후 투자가 급증했다.
2013년 〈?한·브라질 조세협약에 따른 투자수익 비과세 혜택까지 더해지며 ‘절세 상품’으로 인기를 끌었다. 삼성증권이 단독으로 2조원가량을 팔았으며 미래에셋증권(1조7000억원), 신한금융투자(1조4000억원), 한국투자증권, 유안타증권 등도 판매에 열을 올렸다. 대부분 10년 만기 장기채이긴 하지만 2~5년물 단기상품도 팔려나갔다.
하지만 지난해 말 브라질 국가신용등급이 강등되면서 브라질채권은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국가신용 문제가 불거지자 2012년 초 615원 수준이던 원·헤알화 환율은 298원(6일 기준)까지 떨어졌다. 해외 채권은 투자금을 돌려받을 때 현지 통화를 원화로 환산해야 하기 때문에 헤알화 가치 하락은 그대로 투자손실로 이어진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헤알화는 달러 같은 기축통화가 아니기 때문에 여러 단계를 거쳐 환헤지를 해야 하고 그만큼 비용이 많이 든다”며 “국내에서 팔린 브라질 채권 관련 상품 가운데 환헤지가 된 상품은 없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증권사들이 이 같은 환율위험을 투자권유 과정에서 충분히 설명했는지 들여다볼 방침이다. 불완전판매가 드러날 경우 해당 증권사는 손해배상 소송에 직면하거나 금감원 제재를 받을 전망이다.
브라질채권을 판매한 한 증권사 관계자는 “단순히 중간에서 상품을 전달하는 역할만 했을 뿐 판매권유 행위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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