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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앗긴 놀이 돌려줘야 청소년 성장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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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나는서울시민이다=장은희 마을기자] 지난 9월12일 '2015 서울마을박람회'가 열린 서울혁신파크 내 다목적홀에서는 '청소년과 마을'을 주제로 토론 테이블이 열렸다.</p>

<p>이번 행사는 드림아트 최인헌 이사장의 총괄 아래 시흥시 도일시장 희망마을 만들기 정현주 코디네이터가 사회를 맡아 진행됐다.</p>

<p>최인헌 대표는 협동조합 드림아트에 대해 "청소년들이 꿈을 키울 수 있도록 명지대 청소년 교육복지과 재학생이 조합원이 되어 2015년 5월에 설립한 학생협동조합"이라고 설명했다.</p>

<p>대안학교 출신으로 명지전문대에서 청소년 복지를 전공한 최인헌 대표는 청소년을 위한 다양한 상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었다.</p>

<p>그는 "청소년의 성장에서 마을을 바라보면 한 아이가 크기 위해 온전히 마을 하나가 통째로 필요하다는 걸 실감한다"고 강조했다. 마을이 잘만 하면 청소년들은 살기 좋은 마을공동체에 대한 꿈과 신뢰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p>

<p>그러나 문제는 청소년들이 마을에 나와 놀지 못하는 현실이다. 그는 "마을이 한 사람의 청소년을 지지하고 관심을 기울여준다면 그 한 명이 열 명 아니 백 명으로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p>

▲ 한 아이가 자라기 위해선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청소년들의 열띤 토론장(사진=장은희 마을기자)
<p>사회적협동조합 인생나라 작업장의 김지수 상임이사는 '청소년 성장, 누구의 입장에서 바라볼 것인가?'란 주제의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섰다.</p>

<p>김 이사는 "청소년들의 성장은 시소와 같다"라는 말로 시작했다. 기울어진 시소를 수평으로 맞추려면 부족한 무게를 채워야 하는데, 그것이 '관계맺기'의 시작이라는 것이다.</p>

<p>그런 관계맺기를 통해 스스로 존엄한 삶을 지킬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있어야 청소년들이 스스로 자신의 행복을 찾아갈 수 있다는 설명도 덧붙여졌다.</p>

<p>존엄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어른과 아이들이 다양한 방식의 의사소통을 통해 보다 평등한 관계를 맺어야 한다는 것이 김 이사의 의견이었다.</p>

<p>"예전의 마을은 아이들이 뛰어놀고 인사를 건네는 곳이었으나 지금의 마을은 아파트를 중심으로 그나마 뛰어놀 공간마저 주차장에 빼앗기고 있는 실정이다.</p>

<p>골목과 마당을 빼앗긴 아이들은 노래방, 멀티방으로 숨어들 수밖에 없고, 결국 돈이 없으면 놀 수 없는 삶으로 내몰리고 있다"라고 말한 그는 놀이를 빼앗긴 아이들에게 놀이를 돌려주는 것. 그것이야말로 청소년들의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길이라고 강조했다.</p>

<p>사람들은 놀이를 통해서 창조성을 배우고, 문제해결 능력을 키우고, 사람들과 어떻게 관계하고 소통하는지 배운다는 것이다.</p>

<p>그는 마지막으로 청소년들에게도 주문했다. "놀 수 있는 권리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열정과 창조성을 지키기 위해 마을에 요구하고 변화를 만들어내라"고 말이다.</p>

<p>또한 마을에도 "청소년의 진정한 삶을 되살리려면 마을이 변해서, 청소년 스스로 마을의 빈 공간을 의미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시도해볼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고 당부했다.</p>

<p>♦ 청소년 기관이 처한 어려운 '현실'</p>

<p>한국청소년생산재단 황인국 상임이사는 마을에서 청소년 기관의 역할에 대한 발제를 맡았다.</p>

<p>서대문청소년수련관에서 7년 동안 관장을 역임했다는 황 이사는 청소년 기관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실질적으로 청소년들은 10% 지원하고, 나머지는 운영을 위해 수익사업을 하는 것이 현실이라는 것이다.</p>

<p>서울시에 청소년 공간이 많지만, 실질적인 지원 내용을 보면 극히 제한적이다. 서울시에서 근본적인 개혁을 하지 않는다면 개선되기 어려운 게 현실인 것이다.</p>

▲ 혁신파크 토론현장에서는 예리한 질문이 오고 갔다 (사진=장은희 마을기자)
<p>♦ 어린이와 청소년이 주인되는 사회를 꿈꾸며</p>

<p>서울시 안승문 교육자문관은 "여기에서 나온 의견들을 청소년 사업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말??열었다.</p>

<p>그는 "사업기획 단계부터 청소년을 참여시켜야 한다"며 "운영위원, 참여위원, 학생회장들과 함께 기획하고 참여시키자"고 제안했다. 그는 또 협동조합 드림아트 행사 때 중고등학생을 기획단에 불러 모으면 청소년들의 흐름이 만들어지지 않겠느냐는 제안으로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p>

<p>안 교육자문관은 "서울시가 11개 혁신지구를 만들고 있지만, 정작 청소년들은 학원 가랴 과외 받으랴 바쁘다"면서 "어른들은 청소년을 보호만 할 것이 아니라 청소년들이 기획하고 준비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시간을 만들어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p>

<p>청소년들이 주체가 되어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게 하자는 것이다.</p>

<p>잠시 세월호 참사를 상기시킨 안 교육자문관은 "청소년이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것을 죽여 버리는 그런 사회에 머물러서는 안된다"면서 세월호 참사의 가장 큰 희생자였던 청소년을 대하는 한국사회와 어른들의 태도에 획기적인 변화를 촉구했다.</p>

<p>어린이와 청소년이 주인이 되는 사회로 패러다임을 새롭게 바꾸고 뒤집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일선에서 찾아낸 청소년의 주체성이 돋보이는 사례를 몇 개 소개했다.</p>

<p>"야간 축제를 만들어 달라"는 자발적인 학생들의 요구를 검토하고 받아들여 시행한 서울 삼정중학교, 학생들이 직접 논의해 '공동체 생활협약'이라는 생활수칙을 만들어 적용하고 있는 동작구 상도동 국사봉중학교, '학교 밖의 학교'를 만들고 협동조합 체제로 운용하는 의정부 비몽사몽 등의 예를 공유했다.</p>

<p>안 교육자문관은 "학생회나 동아리 활동을 통해서 작고 다양한 공동체를 체험하는 청소년이 많아질 때 이 땅의 미래가 튼튼해진다"며 "자신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존재로 자라난다면 우리의 미래에 행복한 공동체를 기대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p>

<p>이것이야말로 서울특별시와 서울특별시교육청이 어린이와 청소년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할 이유라는 것이다.</p>

▲ '청소년이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안 교육자문관(사진=장은희 마을기자)
<p>♦ 학교 밖 청소년들을 품어주는 마을이 되기를</p>

<p>마지막 발제자는 부산에서 온 '학교 밖 청소년 대표' 김지나 양이었다. 김양은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칩거하고 있다가 우연히 청소년 커뮤니티를 알게 되어 각종 지역의 문화시설과 문화강좌를 들으며 새롭게 사회에 대해 깨우쳤다고 발표했다.</p>

<p>"봉사활동을 갔는데 학교 밖 청소년은 신뢰할 수 없다고 해서 거부당한 적이 있다"는 김양은 학교 밖 청소년들이 겪는 어려움으로 "정보 부족, 또래관계 형성의 어려움,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인식 부재, 재학생에 비해 참여하고 싶은 활동 기회에 제한이 많은 점,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부정적 사회인식" 등을 꼽았다.</p>

<p>이런 어려움 때문에 학교 밖 청소년은 학교 대신 어려움을 같이 해결할 공동체를 찾는 경향이 큰데, 학?밖 커뮤니티는 제대로 작동하는 곳이 드물고, 그렇기에 학교 밖 청소년이 주체적으로 장기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커뮤니티의 존재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p>

<p>또한 김양은 검정고시(학업), 스포츠, 음악 등 취미(대인관계, 문화), 학교 밖 청소년 동아리(인식 개선) 등 다양한 분야의 커뮤니티가 만들어지면, 또 다른 학교 밖 청소년끼리의 만남을 통해 많은 문제가 해소될 것이라고 예측했다.</p>

▲ 청소년 기관과의 연계성을 강조하는 김 양 (사진=장은희 마을기자)
<p>"재학생보다 정보가 부족할 수밖에 없고, 청소년 기관과의 연계성도 부족할 뿐더러 지역 내 주민대상 강좌 등 문화콘텐츠를 활용하고 싶어도 어려움이 많은 우리를 마을에서 관심 갖고 지원해준다면 좋겠다"고 제안한 김지나 양은 "청소년은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미래이기도 하지만, 당장 현재를 살아가는 새싹이다"라는 말로 발제를 끝냈다.</p>

▲ 청소년과 마을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이야기 나눈 참가자들 (사진=장은희 마을기자)
<p>이후 관객석에서는 질문이 쏟아져 나왔다.</p>

<p>자퇴 후 마을기관에 대한 정보를 어디서 얻었는가라는 질문에 김양은 "다른 청소년을 통해 활동단체를 알게 된 게 시작"이라고 답했다.</p>

<p>청소년지도사의 월급에 대한 질문에 안승문 교육자문관은 "청소년 시설이 어렵다 보니 비정규 계약직이 많은데, 이런 문제를 함께 풀어나가야 한다"고 답했다. 또 부산 장애인복지관의 김수현 사회복지사는 장애청소년에 대한 얘기를 통해 "무조건 장애청소년은 장애복지관으로 가라고 하는 것 또한 또다른 차별과 배제"라는 의견을 내놓았다.</p>

<p>마지막으로 구의동에 사는 반재현 청소년은 "다양한 사고를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만족스러웠다"며 "무엇보다 청소년의 자유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는 어른들을 많이 만나 고무적"이라는 소감을 밝혔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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