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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숙영 컴트리 대표 "외환위기 때 200만원으로 창업…기술력 키워 PC 자체 제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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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벤처 산전수전 (4)


1997년 외환위기 때 남편은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었다. 살길이 막막했다. 수중엔 200만원이 전부였다. 하지만 생계를 위해 마음을 굳게 먹었다. 200만원으로 무작정 ‘컴트리’란 이름을 내걸고 컴퓨터 사업을 시작했다. 당시 컴퓨터 보급이 확산되기 시작했기 때문에 시장이 커질 것을 예상했다. 모두가 우려했다. 전업주부가 겁없이 사업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해내고야 말겠다는 일념으로 버텼다. 그리고 지난해 매출 66억원을 달성했다. 주변 사람들의 걱정이 기우(杞憂)에 불과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시작은 컴퓨터 유통업이었다. 운 좋게 당시 정보통신부 PC 보급사업의 일환으로 컴퓨터를 가정에 설치해 주는 일을 하게 됐다. 남편과 함께 집집마다 방문하며 PC를 설치했다. 집에 들어와선 새벽까지 관련 자료를 뒤적이며 컴퓨터를 배워갔다.

하지만 살림만 하던 컴맹 주부였기 때문에 전문지식이 여전히 부족했다. 거래처 미팅에 가면 여성이라는 이유로 무시당하는 일도 많았다. 그렇다고 물러설 순 없었다. 미팅 때마다 나온 용어를 밤새 찾아보고 모조리 외우기 시작했다.

2010년엔 PC 유통에서 제조업으로 전환했다. 자체 브랜드의 컴트리PC를 개발, 조달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중소기업청의 성능인증을 받은 데 이어 지난해엔 조달청 ‘조달우수제품’으로도 선정됐다.

한 대의 컴퓨터에서 내부망과 외부망을 사용하는 ‘컴트리 망분리PC’는 두 대의 PC를 따로 구매하는 것보다 30%가량 저렴하다. 버튼을 한 번 누르는 것만으로 내외부망 전환도 가능하다. 이 때문에 공공기관과 지방자치단체 등을 중심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여성 기업인으로서 많은 편견에 부딪힌다. 거래처 관계자들을 만나면 사회적 편견이 고스란히 담긴 질문들을 받는다. “여성이 회사를 경영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냐” 등이다.

그럴 때마다 더 강해지기 위해 노력한다. 성장을 거듭할 수 있었던 것도 어떤 풍파에도 무너지지 않는 생존력 덕분이었다. 앞으로도 끊임없이 공부하며 기술 개발에 앞장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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