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영서 - 구체제와 신창타이
[ 베이징=김동윤 기자 ] 중국의 실물경기 둔화가 세계 경제에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도 중국 사업 부진에 따른 실적 악화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 중국 경제의 현 상황을 진단하고 미래를 전망하는 글들은 넘쳐나고 있지만 서구경제학자들이 논의를 주도하고 있어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랑셴핑 청쿵경영대학원 교수의 최근 저서 ‘구체제와 신창타이’는 중국 경제학자가 쓴 중국 경제에 대한 진단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미국 와튼스쿨을 졸업한 뒤 미시간대, 시카고 주립대, 뉴욕대 교수로 재직한 랑 교수는 중국에서 정부 정책에 가장 비판적인 경제학자 중 한 명으로 꼽힌다.
랑 교수는 책 서문에서 이 책을 저술하게 된 이유에 대해 “중국 경제의 신창타이에 대해 많은 논의가 이뤄지고 있지만 대부분 피상적인 이해에 그친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신창타이란 ‘뉴노멀(new normal)’의 중국식 표현으로 중국 경제가 과거 두 자릿수 고속성장을 하던 시대와는 다른 새로운 국면에 진입했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 책에서 랑 교수는 중국 경 ┛?위기에 봉착한 것은 중국 정부가 사회 내 기득권 세력에 포획돼 경제 구조개혁을 게을리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즉 과거 10년간 중국 정부는 △내수 확대 △구조조정 △안정적 성장 등 세 가지를 경제정책의 주요 목표로 제시했지만 실제로는 안정적 성장에만 치중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개혁 지체로 발생하는 경제 성장세 둔화에 대해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을 동원해 임기응변식으로 대응하는 바람에 중국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점이 더욱 악화됐다고 랑 교수는 비판했다.
그는 따라서 중국 경제가 현재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국유기업 개혁, 금융시장 개혁·개방, 제조업 구조조정 등을 철저하게 추진함으로써 경제 전반에서 시장원리를 확대하는 길뿐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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