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희진 기자 ] '국민 볼펜'을 만든 문구회사 모나미가 최근 증시에서 '국빈 대접'을 받고 있다.
기존의 저렴한 이미지를 벗고 고급 필기구를 앞세운 전략이 효과를 거두면서 주가도 고공 비행 중이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모나미 주가는 이달 들어 55.22% 급등했다.
지난 8일 상한가를 기록한 데 이어 전날에도 가격제한폭까지 뛰어 거래를 마쳤다.
이날도 주가는 장 초반 5940원까지 뛰어올라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고급 필기구 전략 성공적
모나미 주가는 회사 변화에 대한 호평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고급 필기구에 집중한 모나미의 전략이 성공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동안 모나미는 사무환경의 전산화와 저출산에 따른 문구 시장 위축으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문구류 생산액은 2011~2013년 3조원대에 머물렀다.
모나미는 문구시장 정체에 저가 볼펜시장의 경쟁 심화까지 겹치며 이중고를 겪었다. 국민볼펜 '모나미153'의 가격은 개당 300원으로 2011년 이후 원가 상승분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 중국산 저가 볼펜 수입에 따른 경쟁 심화로 섣불리 가격을 올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위기에 맞서 모나미는 지난해부터 고급 필기구로 눈을 돌려 성과를 내고 있다.
모나미153ID, 153리스펙트 153네오등 지난해 이후 출시한 고급필기구는 현재 월평균 1억원, 누적 12억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1월 모나미153의 51주년을 맞아 한정판으로 내놓은 2만원대 볼펜은 이틀만에 매진되기도 했다.
김영각 현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고가 볼펜 시장 진입에 성공한 모나미는 1만원 이상의 고가 필기구를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며 "강점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브랜드 가치를 향상시키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모나미는 올 연말 가격대가 더 높은 만년필 종류의 펜도 출시할 예정이다.
이정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문구 부문의 매출 증가는 더욱 빨라질 것"이라며 "고급볼펜 매출은 올해 20억원에서 내년 60억원, 2017년 101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中 시장 공략·재무구조 개선 긍정적
모나미는 해외 시장도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어 주목받는다.
시장 규모가 큰 중국에서 입지를 넓히기 위해 상해모나미의 영업력을 강화하고 있고, 유통채널 MINISO와 제휴를 맺어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등 한국 화장품업체와의 콜라보레이션 마케팅도 효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덕분에 그동안 매분기 7~8억원 수준에 그쳤던 상해 모나미의 매출은 지난 2분기 19억원까지 증가했다.
재무구조 개선도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모나미는 지난 6월 유상증자로 122억원을 조달해 일부 차입금을 상환했다. 전문가들은 모나미가 나머지 차입금 상환을 위해 용도변경이 예상되는 투자부동산을 매각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용인 수지에 있는 4000평 규모의 물류창고는 투자부동산으로 분류돼있다. 창고용지로 묶여있는 이 부지가 내년 신분당선 동천역 개통 이후 상업용지로 변경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용도변경에 대한 시간 문제가 남아 있지만 부지 매입시기보다 주변 지역의 가격이 상승했다는 점에서 차입금은 꾸준히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추연환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투자부동산 매각이 이뤄질 경우 유입되는 현금은 차입금 상환에 우선적으로 사용될 것"이라며 "모나미 주가의 할인요인이던 차입금이 감소하고 있어 주가의 상승 가능성은 높다"고 밝혔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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