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 기술로 미래성장 이끄는 황창규 KT 회장
빅데이터·기가 통신망 결합…융합형 서비스 집중 육성
취임 후 1년8개월 광폭 행보…"절박함으로 체질개선할 것"
[ 전설리 기자 ]
“2020년까지 13조원을 투자해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겠다.”
황창규 KT 회장은 23일 서울 광화문 KT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1차 산업혁명을 이끌었던 것은 증기기관, 2차는 전기, 3차는 컴퓨터였다면 4차 산업혁명은 정보통신기술(ICT)과 제조업의 융합이 촉발할 것”이라며 “KT는 기가급 속도의 강력한 통신망과 뛰어난 ICT 융합기술을 활용해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겠다”고 강조했다.
올해는 1885년 KT의 전신 한성전보총국 개국으로 국내 통신 역사가 시작된 지 130주년이 되는 해다. 황 회장은 “ICT와 다른 산업 간 융합이 산업 지형도는 물론 인간의 삶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라고 했다.
○인공지능기술로 경쟁력 강화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KT는 ‘지능형 기가 인프라’를 비롯한 미래 융합사업에 2020년까지 13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 ? 지능형 기가 인프라는 기가급 통신망을 최첨단 관제, 클라우드, 빅데이터 기술 등과 결합한 것. 황 회장은 “미래의 인프라는 속도, 용량, 연결을 뛰어넘는 가치를 가져야 한다”며 “인프라에 똑똑한 지능형 기능을 부가하면 더 경쟁력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능형 기가 인프라의 예로 ‘위즈 스틱’을 소개했다. 위즈 스틱은 통신망 접속 단계에서 원천적으로 해킹 위협을 막아준다. 스틱을 PC나 노트북에 꽂은 뒤 지문 인식 절차를 거치면 아이디와 패스워드 입력 없이 안전하게 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다. KT는 올해 말 이 서비스를 상용화할 예정이다.
황 회장은 “위즈 스틱 등을 내세워 2020년 10조원으로 추정되는 국내 보안 서비스 시장에서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해외 보안 시장도 적극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T는 이 같은 ICT 융합사업에서 2020년까지 5조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다. 스마트 에너지와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 자동차, 차세대 미디어, 헬스케어분야 융합 서비스를 집중 육성하고 있다.
○ICT 융합형 서비스 수출
황 회장은 2020년까지 해외에서 2조원의 매출을 올려 내수 기업에서 벗어나겠다는 구상도 공개했다. 그는 “해외 통신사에 지분 투자를 하거나 통신망을 구축하는 기존 해외 진출 방식은 위험할 뿐 아니라 한계도 많다”며 “스마트에너지 보안 등 ICT 융합형 서비스를 수출할 것”이라고 했다.
작년 1월 취임한 황 회장은 1년8개월간 KT의 변화를 ‘금석위개(金石爲開)’란 고사성어를 인용해 표현했다. “절박한 마음으로 화살을 쏴 단단한 바위를 뚫은 것처럼 회사를 살리겠다는 임직원의 노력이 결실로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KT는 올해 상반기 통신 3사 가운데 가장 많은 무선통신 가입자를 유치했다. 비씨카드 등 그룹사 간 시너지도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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