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화재, KT와 손잡고 '빅데이터 활용 차보험' 국내 첫 선
급제동·급가속 등 분석…운전습관 정보 점수화
보험료 할인·할증에 반영
참가단 1만명 모집해 이달 말 시범 서비스
[ 이지훈 기자 ] 흥국화재가 KT와 손잡고 운전자의 운전습관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점수에 따라 자동차보험료를 차등 적용하는 신상품을 선보인다. 빅데이터를 상품 요율 산정에 반영하는 국내 첫 사례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흥국화재는 급제동, 급가속, 장기과속, 평균 주행거리, 운전시간대 등 운전자의 평소 운전습관을 분석해 보험료를 다르게 적용하는 운전습관연계보험(UBI·usage-based insurance) 상품에 대한 시범 서비스를 이달 말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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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BI는 사물인터넷(IoT)과 빅데이터 분석을 결합한 보험 상품이다. 흥국화재는 우선 보험 가입자의 자동차에 KT가 개발한 ‘운행기록 자기진단 장치(OBD)’를 장착해 가입자의 운전습관 정보를 수집한다. 이 정보가 KT 데이터 서버로 실시간 전송되면 KT의 데이터 분석팀이 이를 분석해 점수화한다.
흥국화재는 운전습관이 반영된 가입자의 점수를 KT로부터 받은 뒤 보험개발원의 사고정보와 연동해 상관관계를 분석한다. 그 결과에 따라 보험료를 할인하거나 할증한다.
회사 관계자는 “지금은 연령, 사고이력, 차량 종류, 배기량 등을 고려해 보험료를 산정하고 있지만, UBI는 운전자의 안전운행 정보를 축적해 보험료에 반영하는 획기적인 상품”이라고 말했다.
흥국화재는 이달 중 1만명의 참가단을 선착순으로 모집해 시범서비스에 나선다. 참가단의 자동차에 OBD를 무료로 달아줘 운행 데이터를 축적한 뒤 운전습관에 따라 보험료를 할증하거나 할인해주는 정식 상품을 내년 상반기에 내놓을 계획이다.
흥국화재와 KT는 지난 1월 한국형 UBI 상품 출시를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OBD 및 운행 습관 분석 앱(응용프로그램) 개발, 운전정보 분석 등은 KT가 맡았다. 흥국화재는 이를 기반으로 국내 현실에 맞는 상품을 개발 중이다. 양사는 지난 6월 KT가 개발한 OBD를 흥국화재와 KT 임직원 차량에 부착해 UBI 출시를 위한 사전 테스트를 실시했다.
해외에서는 이미 2008년 UBI가 출시돼 자동차 보험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영국 아비바그룹, 미국 스테이트팜과 프로그레시브 등은 보험 가입자의 운전습관에 따라 보험료를 최대 50%까지 할인해주고 있다. 이들 국가에선 전체 자동차보험 가입자 가운데 UBI를 선택한 비율이 10%에 육박한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UBI는 모범 운전자의 보험료 부담을 덜어줄 뿐만 아니라 안전 운전 습관을 확산시키는 역할도 하고 있다”며 “영국과 아이슬란드에서는 UBI를 도입한 이후 교통사 恣?30~5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번 시범서비스에 참여하는 운전자들은 KT가 개발한 앱을 통해 자신의 운전습관을 수시로 확인할 수 있다. 흥국화재는 정식 상품이 출시되면 가입자의 보험료 할증을 초래하는 나쁜 운전 습관을 정기적으로 알려 안전운전 문화가 확산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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