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15만여개 국유기업의 지분 일부나 전부를 매각하고 주식시장에 상장하는 방법으로 개혁을 추진한다고 한다. 중앙에서 관리하는 110개 국유기업도 2020년까지 40개로 줄일 계획이라는 것이다. 과잉설비와 중복투자를 줄여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초대형 기업을 창출하는 게 목적이다. 그런 점에서 현재의 국유기업 체제를 더욱 강화하는 형태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어제 상하이증시가 4.89% 상승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된다. 석탄과 철도 전력 등 대형주가 상승세를 주도한 것도 의미 있게 읽힌다.
그동안 중국의 경제 침체는 조선 철강 석유화학 에너지 등에서의 과잉투자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당연히 구조개혁 과정에서 이런 과다 투자 기업의 정리가 필수적이었다. 벌써 중국 최대 국유 석유회사가 비핵심사업을 정리하고, 철도회사들은 합병을 서두르고 있다. 원전이나 해운 통신 철강 자동차 등에서 기업 재편이 검토되고 있다. 취약한 국유기업은 구제금융으로 근근이 살아가는 좀비기업으로 남을 것 같다는 지적도 있다. 큰 기업을 더욱 크게 만들고 작은 것만 민영화한다는 조대방소(大放小)의 원칙이 분명해졌다. 한국 대기업의 경영전략을 본떴다는 분석도 나온다.
문제는 덩치를 더 불린 거대 국유기업의 출현이 미치는 파장이다. 한국으로서는 큰 쓰나미다. 이들 대형 기업이 중국 시장을 거의 독점하다시피하고 세계 시장에까지 진출할 것 같다. 가뜩이나 한·중·일 분업 구도가 무너지는 중이고 모든 분야에서 중국과 전방위 경쟁을 치르는 마당이다. 대형 국유기업의 독점화가 진행된다면 중국 시장을 파고드는 것은 더욱 힘들어진다. 중국의 거대 기업들이 규모의 경제를 활용해 세계 시장에 나서는 것도 한국 기업으로선 크나큰 악재다.
중간재산업의 진출 전망도 물론 밝지 않다. 통화의 변동성도 크게 우려되는 부분이다. 거대 국유기업들의 출현이 얼마만큼의 위력을 가져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 점이 가장 염려스럽다. 한국이 머뭇거리는 사이 중국은 구조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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