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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노 퇴장속 박수로…야당 혁신안 '반쪽 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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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명 투표' 수용 안되자
문재인 사퇴 요구…고성·욕설 난무



[ 손성태/은정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는 16일 당 중앙위원회를 열어 지도체제 개편안과 공천혁신안을 비주류 인사들이 퇴장한 가운데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혁신안 통과 여부에 당 대표직을 걸었던 문재인 대표는 ‘1차 관문’을 통과했지만, 이날 혁신내용뿐만 아니라 공개적인 박수로 가결시키는 투표 방식까지 비(非)노무현계가 강력 반발하면서 계파 갈등은 더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새정치연합 중앙위는 이날 여야가 합의한 ‘안심번호제(휴대전화를 통한 여론조사에서 조직 동원이나 역선택을 막기 위해 개인별로 암호화된 프로그램을 설정한 것)’가 도입되면 내년 총선 경선에 참여할 선거인단을 100% 일반 시민으로 구성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 공천혁신안을 통과시켰다. 혁신안은 이날 비주류 인사들이 무기명 비밀투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아 집단 퇴장한 가운데 박수를 통해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이에 앞서 최고위원회의를 폐지하고 권역별·계층별 대표위원으로 지도부를 구성하는 지도체제 개편안을 묻는 1차 투표는 거수 방식으로 통과됐다. 이날 중앙위에서는 조경태·김동철 의원 등이 투표 방식을 놓고 강력히 항의했으며, 비공개로 전환된 뒤 일부 비주류 인사들이 문 대표의 사퇴를 요구해 고성과 욕설이 오고간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집권을 위한 모임’ 소속인 문병호 의원은 투표 방식과 관련해 “당 대표 진퇴가 걸려 있는 투표를 서로 얼굴을 보면서 손을 들어 결정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민주 공당에서의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법이라고 할 수 없어 표결에 응하지 않고 퇴장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오영식 최고위원은 “무기명 비밀투표냐, 거수·박수 방식으로 할 것이냐를 놓고 표결에 부쳤고 무기명 비밀투표를 주장하는 사람이 몇 명 안 돼서 다수결 방식을 따랐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문 대표는 혁신안 통과 후 기자들과 만나 “현역 의원들과 지역위원장 등이 총선 승리를 위해 기득권을 내려놓고 혁신안을 전폭적으로 받아들여줘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혁신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제도혁신 외에도 당의 문화와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본질적 혁신을 위해 더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재신임 투표와 관련해서는 “혁신안 통과가 재신임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며 “재신임 (투표)에 대해선 추석 전까지 마무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뜻을 밝힌 만큼 계속 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혁신안 통과에 대표직을 건 승부수가 일단 통했지만, 문 대표의 리더십은 여전히 시험대에 서 있다. 문 대표가 중앙위 개최를 강행하면서 최고위원 세 명이 등을 돌린 데다 안철수 정세균 김한길 이종걸 등 전·현직 지도부도 비판적 공세를 점차 강화하고 있어서다.

혁신위가 오는 24일 인적쇄신 내용을 담은 혁신안 발표를 앞둔 상황에서 당내 비주류들의 위기감이 팽배해 문 대표의 ‘재신임 카드’를 둘러싼 당내 반발과 맞물려 계파 갈등이 폭발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손성태/은정진 기자 mrhan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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