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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 없는 케이블카 타고 천상(天上)에 올라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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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이가 가까워지는 거리 1975m…'한려수도 보석'을 선물로 주겠어!
中 톈먼산 산수화를 눈에 그리고…日 북알프스 풍광을 맞이하다



[ 최병일/김명상 기자 ]
여행을 가서 기가 막힌 전경을 한눈에 보고 싶다면 전망대에 올라야 합니다. 전망대를 향해 천천히 올라가는 것도 좋지만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면 새로운 세상이 펼쳐집니다. 마치 하늘을 걸어가듯이 외줄에 기대 올라가는 케이블카는 신선이 돼 하늘로 오르는 우화등선(羽化登仙)의 경지를 체험하고 싶은 인간 욕망의 소박한 표현일지도 모릅니다. 풍요로운 자연을 향해 바람처럼 가볍게 케이블카를 타고 ‘신선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요?


통영 한려수도 조망 케이블카

한려수도 조망 케이블카는 통영 미륵산(해발 461m)에 설치된 국내 최장(1975m) 케이블카다. 8인승 곤돌라(총 48기)를 타고 미륵산 정상에 오르면 한려수도의 보석 같은 섬들과 통영항, 용화사와 미래사를 비롯한 고찰, 한산대첩의 현장 등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 약 10분만 걸으면 미륵산 정상이다. 통영 시내가 한눈에 펼쳐진다. ‘동양의 나폴리’라고 불리는 통영은 그 별칭이 무색하지 않게 아름다운 항구 도시다. 시선이 머무는 곳에는 아름다운 쪽빛 바다가 펼쳐져 있고 병풍처럼 낮은 산은 통영 시내를 둘러싸고 있다.

통영은 남국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한려수도 가운데서도 손꼽히는 곳이다. 뛰어난 주위 경관과 좋은 기후 덕분에 유치환, 김상옥, 김춘수 등의 이름난 시인과 유치환의 형인 극작가 유치진, 소설가 박경리, 독일로 귀화한 음악가 윤이상 등을 배출한 고장이다. 통영 시가지는 금방이라도 바닷물에 잠길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나지막하면서도 잔잔하다.

케이블카 타는 시간은 동절기(10~2월) 오전 9시30분~오후 5시, 봄·가을(3~9월) 오전 9시30분~오후 6시, 하절기(4~8월) 오전 9시30분~오후 7시. 왕복 기준 대인 1만원(단체 9000원), 소인 6000원(단체 5500원).


여수 해상 케이블카
낙조 때 일몰, 바다 위서 즐긴다

여수 해상 케이블카는 여수에 여행을 온 사람이라면 꼭 한 번 타보는 명물이 된 지 오래다. 지역 주민들에게도 가족 나들이나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여수 해상 케이블카는 바다 위를 가로지르는 케이블카로는 홍콩의 옹핑360, 싱가포르, 베트남에 이어 네 번째다. 크리스털 캐빈 10대와 일반 캐빈 40대 등 총 50대의 캐빈을 운영 중이다. 특히 바닥을 강화유리로 만들어 발 아래가 훤히 보이는 크리스털 캐빈은 짜릿한 스릴감을 준다. 홍콩의 옹핑360?비슷한 구조로 돼 있지만 여수 앞바다가 한눈에 펼쳐지고 돌산대교가 보이는 여수 해상 케이블카가 좀 더 아기자기한 재미를 준다. 낙조 때 타면 아름다운 일몰을 바다 위에서 볼 수 있어 감동이 배가된다.

케이블카에서 볼 수 있는 돌산도는 국내에서 아홉 번째로 큰 섬이다. 세상을 구했다는 의미의 세구지 마을을 비롯해 40여개 마을에 돌산도, 무술목, 몽돌해변, 향일암 등 볼거리도 다양하다. 돌산도는 여수 본토와 2개의 다리로 이어져 있는데 하나는 돌산대교, 다른 하나는 거북선대교다. 케이블카를 타면 두 개의 다리를 모두 볼 수 있다.

돌산도 끝자락에는 여수 3경으로 불리는 향일암이 있다. 금거북이(金鰲·금오)산의 등에 자리 잡고 있는 이 암자는 통일신라시대 원효대사가 정진했던 곳이다. 원효대사가 경전을 읽은 곳은 경전바위라는 이름이 붙었고, 그가 거닐던 동굴은 해탈문이 됐다.

케이블카에서 가장 눈여겨볼 만한 곳이 바로 여수 1경인 오동도다. 1930년대 일제가 방파제 겸 다리를 놓고 구경했을 만큼 자태가 빼어나다. 원래는 이 섬에 해녀가 많았지만 회센터가 생기면서 대부분 전업했다고 한다.

케이블카 운행시간은 오전 9시~오후 10시. 매표 마감은 오후 9시30분. 왕복 기준 일반 캐빈은 대인 1만3000원(단체 1만2000원), 소인 9000원(단체 8000원), 크리스털 캐빈은 대인 2만원, 소인 1만5000원.

국내 1호 설악케이블카
가을 단풍과 희귀 식물·반달곰 한눈에

1970년 국내 최초로 설치된 설악 케이블카는 설악동 소공원에서 해발 700m인 권금성 구간을 왕복 운행한다. 단풍철이면 누구나 한번쯤 타 본 기억이 있을 정도로 대표岵?케이블카다.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는 중에는 설악산의 아름다운 풍경이 눈을 즐겁게 한다. 설악 케이블카로 즐기기에 가장 좋은 계절은 역시 가을이다. 노란색, 주황색 등 울긋불긋한 단풍이 온 산을 뒤덮은 모습에 경탄이 절로 난다.

케이블카를 타고 정상에 도착하면 권금성이다. 고려 고종 40년(1253년) 몽골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세워졌고 이때 권씨, 김씨 두 장수가 하룻밤에 성을 쌓았다고 해서 권금성이라 불린다. 현재 성벽은 거의 허물어지고 터만 남아 있다. 봄에는 진달래, 여름엔 신록, 가을엔 단풍, 겨울엔 설경으로 연중 어느 때나 설악의 장엄함과 신비함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에델바이스를 비롯해 1200여종의 희귀 식물과 반달곰을 비롯한 100여종의 동물이 서식하고 있다.

권금성 탑승장 오른쪽에 있는 계단을 따라 10분 정도 올라가면 권금성 정상인 봉화대가 나온다. 봉화대 꼭대기에 올라가면 외설악의 경치뿐만 아니라 내설악도 한눈에 볼 수 있다.

케이블카 요금은 왕복 기준 대인 1만원, 소인 6000원. 설악산 국립공원 안에 있기 때문에 대인 3500원, 중·고생 1000원, 초등학생 500원의 문화재구역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야 한다.


중국 톈먼산 케이블카
탑승 시간만 40분…기암괴석이 꿈틀

중국 후난성(湖南省) 서북부에 있는 장자제(張家界)는 구이린(桂林)과 더불어 한국인들이 즐겨 찾는 관광명소다. 장자제에서 약 8㎞ 떨어진 곳에 해발 1518m의 톈먼산이 있는데 이곳에 세계에서 가장 긴 케이블카가 설치돼 있다. 시?지점에서 도착 지점까지 7.45㎞에 40분이나 걸린다.

톈먼산 케이블카는 장자제 국제공항에서 자동차로 10분쯤 걸리는 시내 한복판에서 출발한다.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기 시작하면 장자제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중간 정류장을 지나면 급경사가 시작된다. 케이블카도 살짝 용틀임을 시작한다. 기암괴석이 꿈틀거리는 뱀처럼 똬리를 틀고 있고 바위산을 감싸듯이 나무들이 덮은 모습은 가히 절경이다. 정상의 전망대에 서면 장자제 시내가 그림처럼 펼쳐진다.

다만 하루에도 여러 번 날씨가 변하기 때문에 깨끗한 풍광을 보기가 쉽지는 않다.

톈먼산에 왔으면 천연 석회동굴인 천문동을 꼭 보고 가야 한다.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오다 중간 정류장에서 내려서 셔틀버스를 타고 천문동으로 가면 된다. 천문동으로 가는 길은 통천대도라고 불리는데 절벽을 깎아 만들어 경사가 급하고 99개나 되는 굽이를 돌아서 올라간다. 웬만큼 담력이 센 사람도 기가 꺾일 정도다. 케이블카 요금은 왕복 기준 성인 258위안, 학생 155위안.


일본 북알프스 케이블카
하늘 담은 미쿠리가이케 연못에 빠지다

가을 하면 단풍이 물결치는 산을 떠올리기 마련. 일본은 도야마현과 나가노현 경계의 다테야마 구로베 알펜루트(www.alpen-route.com/kr)가 유명한 단풍 명소 중 하나다.

전체 구간 길이는 90㎞로 해발 2500m의 고지대까지 올라가지만 케이블카를 비沌?고원버스, 로프웨이, 트롤리버스 등 다양한 교통편을 이용하기 때문에 그리 힘들지 않다.

해발 475m 다테야마역을 출발해 케이블카를 타면 비조다이라역에 닿는다. 가파르게 경사진 철로를 따라 올라가는 독특한 형태의 케이블카다. 비조다이라에서 해발 2450m의 무로도까지는 고원버스로 이동한다. 무로도에서는 푸른 하늘을 그대로 담은 미쿠리가이케 연못이 유명하다.

일본 최고 높이에 있는 천연온천인 미쿠리가이케 온천에서 쉴 수도 있다. 루트의 최고점인 무로도에서 해발 2316m의 다이칸보까지는 무궤도 전차인 트롤리버스를 타고 10분 정도 달린다.

다이칸보에서 해발 1828m의 구로베다이라까지는 케이블카의 일종인 로프웨이를 탄다. 이동 중에 해발 3000m의 다테야마 연봉과 넓은 호수가 단풍과 어우러진 장관이 펼쳐져 한시도 눈을 떼기 어렵다. 구로베다이라에서 구로베 호수까지는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간다.

다테야마역에서 구로베 호수까지 가는 왕복 교통권은 1만790엔.

스위스 카브리오 케이블카
해발 1900m 슈탄저호른을 오른다

가느다란 줄에 매달려 허공을 가로지르는 케이블카. 무엇보다도 안전이 제일이다. 그런데 지붕이 없는 케이블카가 있다. 그렇다고 벽을 높게 둘러친 것도 아니다. 난간 형태의 벽은 키 큰 성인 남자의 턱보다 낮은 곳도 있다.

‘미친 아이디어’라고 불릴 만큼 독특한 이 케이블카는 스위스 루체른의 슈탄저호른(Stanserhorn.ch)에서 만날 수 있다. ‘컨버터블 케이블카’를 내세운 케이블카 ‘카브리오’는 세계 최초의 지붕 없는 2층 구조의 케이블카다.

만약 무섭다면 그냥 1층에 있으면 된다. 1층은 일반적인 실내 케이블카로 파노라마형 유리 창문으로 막혀 있으며 최대 60명이 탈 수 있다. 색다른 경험을 원한다면 과감히 2층으로 올라가 보자. 소요 시간은 30분부터 4시간까지 다양하다. 74스위스프랑.

최병일 여행레저 전문기자/김명상 기자 skycb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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